회사 망했는데 무조건 반대만…MG손보 노조가 계약자를 대하는 자세 [기자수첩-금융]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입력 2025.06.02 08:16  수정 2025.06.02 08:40

지난달 29일 오후 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과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은 금융위원회 앞에서 '전직원 총파업 선포 결의대회'를 열었다.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 계약 이전을 위한 가교보험사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런 와중 MG손보 노조는 가교보험사 설립시 총파업을 하겠다며 경고장을 꺼내들었다.


MG손보는 지난 2018년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4년간 경영개선권고·요구·명령을 받았으나 이를 이행하지 못했고 그 결과 지난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금융당국은 MG손보 매각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여러 차례의 공개 매각 시도에도 불구하고 낮은 재무건전성으로 적합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매각이 계속 무산됐다.


그후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인수하겠다고 나섰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그러나 MG손보 노조는 '고용 승계'를 내세우며 석달간 메리츠화재의 인수 전 실사 진행을 막아왔고, 이후 메리츠화재는 우협 지위를 포기했다.


당시 메리츠화재는 MG손보 임직원 고용 10%와 6개월치의 퇴직 보상금을 제시했지만 MG손보 노조 측은 고용 10%를 전제조건으로 하는 인수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해왔다.


MG손보에는 500명의 임직원 뿐만 아니라 보험설계사, 125만명의 보험계약자들이 있다. 보험 계약자들은 추후 혹시 모를 사고 대비를 위해 보험료를 꾸준히 납부해왔다.


그럼에도 노조가 본인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하며 보험계약자들의 보험 보호는 안중에도 없고 무조건적 반발만 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MG손보 노조의 향한 시선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회사가 망했음에도 밥그릇 지키기는 여전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그들은 끄떡없이 대응하기 바쁘다.


정부는 현재 125만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해 가교보험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MG손보 임직원 우선 채용 카드도 꺼내들었지만 MG손보 노조는 아랑곳 하지 않고 총파업 카드를 꺼냈다.


보험은 신뢰 기반의 산업이다. 신뢰를 기반으로 소비자들로부터 계약을 유치해왔다. 보험계약자들은 MG손보의 청산 절차 이후로 매일 가슴을 졸이고 있다. '내 보험 계약이 문제가 생기는 아닐까', '보험료를 냈는데 어떡하지' 라는 마음 말이다.


MG손보 노조는 가교보험사 설립에 무조건적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태도를 바꿔 가교보험사 설립에 힘을 합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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