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4+현장] 장재훈 "언제까지 차만 만드나"… 현대차, 자동차 없이 어떻게?

라스베이거스(미국) =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4.01.11 02:04  수정 2024.01.11 05:22

자동차 없는 현대차 CES2024 부스

수소·소프트웨어가 채운 축구장 크기 전시장

장재훈 사장 "언제까지 차만 만드나… 계속 변화해야"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9일 (현지시간) 현대차 부스를 찾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유정준 미주대외협력총괄(부회장)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자동차 회사가 언제까지 차만 만드나요. 그 시대는 이미 지났고, 이제는 미래를 봐야합니다. 자동차에만 국한되면 안됩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2024 현대차 전시관에서 만난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자동차 없는 부스'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완성차 없는 완성차 업체의 전시관이 현재는 낯설지 모르지만, 미래 전략과 기술을 담아내는 장(場)인 만큼 충분한 소구점이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실제 이날 찾은 현대차의 전시관은 축구장 크기의 널찍한 공간을 예상하지 못한 것들로 꽉 채워넣은 모습이었다. 전시관은 오픈된 형태가 아니라 밖에서는 볼 수 없는 폐쇄된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입장한 직후 가장 처음 마주한 것은 어두운 실내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이었다.


이어 벽면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을 시청하고 안으로 들어서면 자동차 하나 없이 네모난 하얀 작은 박스가 줄지어 서있는 광경이 펼쳐진다. 곳곳에 바퀴는 달렸지만 자동차의 형태에서는 한참 벗어난 로봇같은 것이 서있기도 했다. 완성차 업체가 꾸린 전시관이라고는 좀처럼 믿기 어렵다.


현대차 전시관 입구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폐플라스틱과 쓰레기가 수소로 변화하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다.ⓒ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현대차의 전시관이 유독 낯설었던 것은 올해 현대차가 내건 CES의 주제가 '수소'와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개막 하루전인 지난 8일 미디어데이 컨퍼런스를 통해 올해 CES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에이치투) 그리드 솔루션'을 공개하고, 그룹 중장기 소프트웨어 전략인 'SDx'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수소는 수소차나 수소 트럭을 전시하는 방법 대신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수소 밸류체인'을 관객이 직접 찾아보고, 깨우치는 방식을 택했다. 단순히 수소차나 수소연료전지가 아니라 수소를 직접 생산해 저장, 운송, 활용하는 '수소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하는 만큼 실차 보다는 전반적인 생태계를 이해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CES 전시관을 메운 미디어 테이블.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처음 들어서서 마주하는 대형 스크린에서는 폐 플라스픽과 오물 등이 수소로 태어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이것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전시관에 차례로 담아낸 것이다.


'미디어 테이블'이라고 부르는 하얀 박스에는 현대차의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바꾸는 기술인 'P2H', 하수슬러지나 오물을 수소로 바꾸는 'W2H'를 비롯해 ▲현대차 ▲ 현대로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그룹사 차원의 주요 수소 실증 기술 및 HTWO Grid 솔루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영상으로 소개된다. 자세한 설명을 원하는 관객을 위해 각 테이블마다 QR코드를 표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W2H, P2H), 수전해 기술을 통한 그린 수소 생산, 수소 유통 및 물류, 암모니아 운반선, 수소전기트램, 그린스틸, 수소전기트럭,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 등 총 9개의 수소 실증 기술 및 진행 중인 사업 내용이 담겼다.


비상 상황이나, 전력 공급이 어려운 격오지, 전기차 레이스(eTCR)에 활용할 수 있는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의 구동원리를 쉽게 나타낸 절개 모형도 전시됐다.




현대차 CES 부스에 전시된 포티투닷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적용된 미래 차량의 작동 원리 모형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소프트웨어 역시 실체로 보여주기 어려운 주제인 만큼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핵심 계열사인 포티투닷(42dot)의 기술이 적용된 차량의 작동 원리를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했다. 포티투닷의 SDV 두뇌 격인 통합 제어기 HPVC를 중심으로 SDV 핵심 하드웨어 구조를 구현한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는 차량 바퀴, 차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인 만큼 차체를 나타내는 부분은 아크릴판으로 투명하게 처리되면서 기술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다.


전시관 한켠에 로봇처럼 보이는 미래 모빌리티도 전시됐다. 이는 수소 및 소프트웨어와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고객 경험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미래 모빌리티 전시물로, ▲개인형 모빌리티 '다이스' ▲공공 모빌리티 'SPACE', ▲물류 모빌리티 '시티팟'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 다.


한편, 이날 개막한 CES2024 현대차 부스는 오는 12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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