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에 ‘저점’ 노린 연계 ELS 새롭게 출시
ETF도 개인 매수 유입...불완전판매 이슈 비껴나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DB
홍콩H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이 대규모 원금 손실 위험에 처한 가운데 증권업계가 새로운 상품들을 선보이면서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다.
지수가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이 확산돼 저점에서 진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불완전판매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KB·삼성·키움·메리츠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달 이후 홍콩H지수와 S&P500, 유로스톡스50 등을 연계한 ELS 상품을 줄줄이 출시하면서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홍콩H 선물 가격과 연동된 상장지수증권(ETN) 3종을 신규 상장시켜 투자의 길을 더 넓혔다. 해당 상품들은 지수의 수익률을 각각 1배, 2배,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해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 회사 측은 홍콩H지수에 긴 안목으로 투자하려는 수요가 있어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콩H지수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ETF를 신규 상장하는 운용사도 나타났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12일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하는 ETF ‘KTOP 차이나H(H)’를 출시했다. 이 운용사는 스위스 금융그룹 UBS와 결별한 뒤 지난 10월 말 하나증권의 완전 자회사로 새 출발했다. 이후 처음 선보이는 상품으로 H지수 연계 상품을 선택한 것이다.
지수가 급락한 만큼 저가 매수세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홍콩H지수의 움직임을 2배로 따르는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를 최근 한 달(11월14일~12월 14일)동안 87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중국 혁신 성장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도 50억원어치 사들였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종목으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중국 경제 둔화와 미·중 분쟁 등으로 급락을 이어갔다.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었지만 그해 말 8000대까지 떨어졌고 지난해 10월 말에는 5000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이후에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현재 6000선을 밑돌고 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는 바닥은 지난 것으로 판단되나 반등에 강한 신뢰를 부여하긴 어려운 구간”이라며 “H지수는 중화권 증시에서 본토 경기에 가장 민감한 지수로 이익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더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픽사베이
국내 판매된 홍콩H지수 관련 상품들은 H지수가 고점을 형성한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2월까지의 기간에 집중적으로 팔렸다. 결국 내년 만기가 다가오는 시점에 지수가 반토막이 나면서 대규모 투자 손실 위기에 처했다. 금융당국은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KB국민은행 등 은행들을 중심으로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상태다.
이에 은행들이 홍콩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면서 긴장감이 커진 반면, 증권사들의 상품 출시는 활발해지는 등 업권 간 상반된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ELS 판매가 주로 비대면 채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불완전 판매 이슈에서 벗어났다. 그간 불완전 판매는 대부분 현장 직원들이 고객에게 상품 구조 등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았을 때 문제가 불거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은 오프라인 채널 판매 비중(91.7%·계좌 수 기준)이 높은 반면, 증권사는 비대면 채널 판매 비중(87.6%)이 높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상품에 투자하려는 고객들은 손실을 감내하고 수익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어 보수적이고 원금 보전을 원하는 은행 고객들과는 투자성향이 다르다”며 “ELS 판매도 비대면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불완전판매 문제에 휘말릴 소지가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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