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소비·건설투자 약화
올해는 1.4% 유지…IT 수출 개선 흐름
잇단 가격 인상에 물가 상향 조정 불가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 로비에 물가안정이 쓰인 현판이 걸려 있다. ⓒ데일리안DB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보다 내려 잡았다. 투자와 소비 등 내수 회복이 부진하며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현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30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를 지난 8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p) 낮춘 2.1%로 제시했다. 올해 성장률은 1.4%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한은은 "국내경기는 하반기 이후 IT경기 반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내년도 수출·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회복 모멘텀 약화로 지난 전망치(2.2%)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성장 경로에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변화, 국제유가 흐름, 중국 경제 향방, 지정학적 갈등 전개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부문별로 보면 우선 내년 민간소비가 올해와 비슷한 1.9% 증가해 기대보다는 부진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가계 원리금상황 부담에 고물가 영향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하며 회복세가 둔화됐고, 내년도 고금리 영향이 당분간 이어가며 회복 모멘텀이 당초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올해 2.7% 증가하지만 내년에는 1.8% 감소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말 이후 지속된 주거용 건물의 신규 착공이 위축된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재화수출은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확대되면서 내년 3.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올해는 2.3% 증가하고 향후 IT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복세가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설비투자는 내년 4.1% 증가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0.4% 감소했지만, 내년에는 IT경기 회복과 주요국의 신성장분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 내년은 2.6%로 각각 기존 전망치보다 0.1%p, 0.2%p 상향 조정됐다. 국제원자재가격 등의비용 인상 압력이 누적된 상황에서 8월 이후 공공요금 인상이 집중되고, 중동사태에 의한 추가 공급충격의 파급영향이 더해진 것이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올해 3.5%, 내년 2.3%으로 기존 전망치(3.4%, 2.1%)보다 올랐다.
한은은 최근 물가 반등 요인인 유가, 환율 및 농산물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올해 말 3%대 초중반, 내년 상반기 중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내년 경상수지는 490억 달러로 올해(300억 달러)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하반기중 경상수지는 수입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개선되면서 상반기보다 흑자 규모가 상당폭 확대됐고, 내년에도 글로벌 교역 회복 등에 힘입어 흑자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하마스 사태 등으로 원자재가격이 오르면 내년 성장률이 1.9으로 낮아지는 반면 물가상승률도 2.8%까지 오를 수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내놨다. 반면 반도체 등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 내년 성장률이 2.4%로 오르고 물가상승률도 2.8%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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