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비켜”…겨울, 유통업계 안방 꿰찬 ‘편의점 붕어빵’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3.11.14 06:49  수정 2023.11.14 06:49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천정부지 오른 원재료 값…“길거리 음식 실종”

편의점 ‘붕세권’으로 변신…즉석 식품 판매 1위

식품업계‧프랜차이즈 카페 등도 잇따라 선봬

서울 중구 회현역 앞 한 포장마차에 붕어빵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 길거리 ‘붕어빵’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는 가운데,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과 카페 등이 붕세권(붕어빵+역세권)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붕어빵을 판매하는 노점이 크게 줄어들자 이 시장을 기회로 본 기업들이 직접 판매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골목 곳곳에 들어서던 붕어빵 포장마차가 이제는 앱 검색을 동원해야 겨우 찾을 수 있을 만큼 희귀해졌다. 뚜렷한 한 가지 원인보다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영향과, 원재료 값 등급, 불경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노점들은 재료비 인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붕어빵 주재료인 붉은 팥(수입)의 도매가격은 지난 6일 기준 27만 4400원으로 20만 6167원의 평년 평균 가격보다 33%가량 올랐다.


밀가루 가격은 작년과 비교할 때 소폭 감소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재작년과 비교하면 36%가량 뛰었다. 식용유와 설탕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6%, 32% 인상됐다. 여기에 붕어빵을 굽는 LPG 가격까지 올랐다.


강서구 화곡역 인근 붕어빵 노점상을 운영하는 A씨(50대)는 “모든 재료가 10~20%씩 올랐다. 손님들이 가격을 묻고 비싸다며 발걸음을 돌릴 때 속이 타지만 마진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며 “붕어빵 60마리 정도 만들 수 있는 밀가루 반죽 한 봉지 분량을 팔면 1만원 정도 남는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대표 간식인 붕어빵조차 마음 놓고 사 먹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은 씁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추운 겨울이면 붕어빵이 손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줬던 간식이 이제는 부담스러운 시대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여의도 소재 직장인 김모(30대)씨는 “붕어빵이야 요즘 집에서도 해 먹을수 있고 어디서든 먹으려면 구할 수 있지만, 길에서 줄서서 사먹던 뜨끈뜨끈한 추억의 간식거리가 사라지는 것 같다”며 “특히 저렴한 먹거리가 갈수록 없어지는 거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GS25에서 모델이 붕어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GS25

붕어빵 노점을 찾기도 어렵고 찾아도 맘껏 먹을 수 없는 가격이 돼자 편의점이 ‘붕세권’에 들어섰다. 붕어빵 찾기 앱이 등장하고 ‘붕세권’이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겨울철 인기 간식인 붕어빵을 이제 편의점에서 손쉽게 살 수 있게 됐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10월 한 달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즉석 붕어빵’이 전체 83종의 즉석조리 식품 중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즉석 붕어빵은 편의점 내 즉석조리 판매량 2위인 군고구마보다 87.1%, 3위인 즉석고래사사각어묵보다 157.8% 각각 더 팔렸다.


GS25는 지난 9월 중순부터 용궁식품이 만든 붕어빵을 냉동으로 들여와 매장의 군고구마 기계로 구워 팔고 있다. 10월에 ‘미니붕어빵’을 추가로 선보인 데 이어, 11월부터는 ‘즉석슈크림붕어빵’까지 내놓으며 동절기 차별화 간식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GS25 관계자는 “고객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전국을 수소문 해 즉석붕어빵 제조사를 발굴한 노력이 좋은 반응으로 돌아와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차별화 먹거리 카테고리를 개척해 고객들에게 더 높은 가치와 만족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붕어빵 2종 제품 연출컷ⓒ신세계푸드

백화점에서도 붕어빵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붕어빵 맛집으로 알려진 성수동 ‘붕어유랑단’과 손잡고 이번 달부터 12월7일까지 전국 15개 점포에서 붕어빵 팝업을 릴레이로 진행한다. 1일 노원점부터 시작해 현재 확정된 15개 점포 외에도 추후 진행 점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붕어빵 팝업에서는 기본 단팥맛 외에도 슈크림 붕어빵, 계란치즈, 콘치즈, 불닭만두, 스페셜 피자 등의 맛도 선보인다. 특히 붕어유랑단 만의 특제 피자토핑과 모짜렐라 치즈를 가득 채운 스페셜 피자맛은 이번 팝업에서만 판매되는 특별 기획한 메뉴라는 설명이다.


직접 붕어빵을 만들어 먹거나 에어프라이어 등으로 조리하는 가정간편식 냉동 붕어빵의 인기도 많아지고 있다. 여러 식품기업이 겨울 간식 전용 팬과 재료, 완제품 형태의 간편식 등을 잇따라 내놓기 시작하면서 홈메이드 트렌드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월 간편식 붕어빵을 출시한 신세계푸드는 지난 6일 신제품을 내놓았다. 기존 팥과 슈크림 등 제품군에 색다른 맛을 새로 추가한 것이다. 신세계푸드 측은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 등에 데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과 고물가 시대에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오뚜기도 지난 9월 팥과 슈크림이 들어간 간편식 붕어빵 제품을 출시했다. 앞서 8월에는 CJ제일제당이 3가지 맛을 앞세워 붕어빵 시장에 진출했다. 두 제품 모두 붕어빵에 대한 높은 수요를 고려해 집에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여기에 ▲CJ제일제당(비비고 붕어빵) ▲사조대림(국민 간식 옛날 붕어빵) ▲설빙(미니 붕어빵) 등 주요 식품기업들 역시 냉동 붕어빵을 간편식 라인업에 추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서도 사이드 메뉴로 붕어빵이나 호빵 등 간식 메뉴를 채택하는 분위기다. 일례로 이디야커피는 동절기 새 메뉴로 ‘콘치즈 계란빵’, ‘꿀 호떡’을 출시했다. 꿀 호떡의 경우 지난 2021년 동절기 메뉴로 선보였다가 고객 요청으로 올해 재출시했다.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에서도 붕어빵 맛이 출시됐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11월을 맞아 이달의 맛으로 ‘도라에몽의 팥붕!슈붕!’을 출시했다. 도라에몽의 팥붕!슈붕!은 붕어빵과 팥이 콘셉트로, 팥앙금 리본과 통단팥, 식감을 더해줄 버터쿠키로 완성됐다.


이디야 관계자는 “겨울 길거리 간식이 인기가 많음에도 판매처가 많이 사라져 아쉬워하는 고객들을 달래고자 붕어빵 등을 출시하게 됐다”며 “겨울철 간식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는 편이고, 추운날 음료와 함께 즐기기도 좋기 때문에 앞으로도 매출은 꾸준히 상승세를 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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