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7단지, 코람코 ‘예비신탁사’ 선정 과정서 논란
조합 vs. 신탁, 사업 방식 놓고 주민 의견 충돌
“신탁방식 메리트 글쎄…사업 추진시 분쟁 가능성 커”
서울 도심 내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목동 신시가지 안팎으로 정비사업 방식을 놓고 주민들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서울 도심 내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목동 신시가지 안팎으로 정비사업 방식을 놓고 주민들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신탁방식과 조합방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다.
7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에 나서는 곳은 총 5곳이다. 이 중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7단지에서 최근 신탁방식을 둘러싼 주민들 간의 불협화음이 거세다.
목동7단지는 기존 2550가구를 450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지하철 5호선 목동역에 인접해 있고 주요 학원가, 오목공원 등 각종 생활 인프라를 누리기 좋아 목동 신시가지 일대에서 입지가 좋은 단지로 평가된다.
이곳은 코람코자산신탁(코람코)이 최근 단지 내 정비사업추진준비위원회(정추위)와 MOU를 맺고 재건축 예비신탁사로 선정됐다고 발표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당시 코람코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과 신탁방식 시너지를 통해 속도감 있는 재건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목동7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재준위)는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재준위는 “사업방식 결정에 관한 투표를 진행하지 않았고 소유주들과 논의해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라며 “(일부 소유주들이) 7단지 소유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깜깜이로 코람코와 예비신탁사 계약을 맺은 데 대해 소유주들이 공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준위는 2018년 2월 12일부터 (목동7단지) 재건축을 추진해온 유일한 단체”라며 “현재 신통기획 자문방식으로 정비구역 지정 입안 제안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신탁방식은 사업 초기 자금조달이 수월하고 준공까지 신탁사가 사업을 도맡아 관리해 조합 간의 분쟁이나 갈등을 최소화하며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단 점이 장점이다. 다만 주민들은 분양수익 일부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해 조합이 직접 시행하는 것과 달리 비용 부담이 크다.
장기간 규제로 재건축이 가로막혔던 만큼 목동 일대에선 신탁방식이 유행처럼 자리잡기 시작했다. 정부가 신탁방식으로 정비사업에 나설 경우 사업시행자 지정요건 및 사업절차를 간소화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탁방식을 채택하는 단지들이 늘면서 신탁사들의 정비사업 수주도 크게 늘었다. 업계에선 이 과정에서 신탁사들이 너도나도 ‘예비신탁사’ MOU를 통해 알짜 사업을 우선 선점하려고 나섰다가 목동7단지처럼 탈이 났다고 분석한다.
기존 목동 신시가지 내 신탁방식을 추진하던 단지들 사이에서도 조합방식으로 선회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준비위원회 위원장들은 이달 중 코람코 등 신탁사에 투명한 사업 추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공동 발표할 계획이다.
목동7단지 재준위원장은 “목동에 신탁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이번 일로 신탁사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안 좋아졌다”며 “타 단지에서도 신탁사와 MOU를 체결한 데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원만하게 빨리 결론 나길 원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각 단지 특성에 맞게 사업방식을 채택하면 된다면서도 ‘집’이라는 재산이 걸린 사업인 데다 신탁방식의 성공 사례가 극히 드물어 원만하게 사업이 추진되긴 힘들 거라고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조합이 비리 없이 투명하게 사업을 관리할 역량만 된다면 굳이 수억~수백억원씩 큰 비용을 주고 신탁으로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나 서울시가 주는 인센티브도 파격적인 수준이 아니어서 신탁방식의 특장점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신탁방식으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된 단지가 사실상 없는 데다 결국 재건축은 내 재산권이 얽힌 문제여서 이미 신탁방식으로 결정했더라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잡음이 생기면 결국 다른 단지들까지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