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 장악하자 아르메니아계, '인종청소' 피해 대탈출
2만 8000명 이상 ‘대탈출’ 행렬···도로 곳곳 정체 이어져
아제르 주유소 연료탱크 폭발사고 발생 125명 목숨잃어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 중심 도시인 스테파나케르트 외곽의 한 주유소 연료탱크 폭발로 다친 한 아르메니아계 남성이 26일(현지시간) 부축을 받으며 아르메니아 예레반의 국립화상의료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 AP/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영토분쟁 지역에서 두 나라 간에 유혈 충돌이 벌어지면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엑소더스’(대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토분쟁 지역에서 주유소 연료탱크가 폭발하는 바람에 이곳을 빠져나가려던 피난민 125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까지 발생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아제르바이잔 내 영토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발생한 주유소 연료탱크 폭발사고 사망자는 125명에 이른다고 아르메니아 보건부 관계자가 26일 밝혔다.
폭발 사고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 중심 도시인 스테파나케르트 외곽의 한 주유소에서 일어났으며 연료탱크가 폭발하면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탑승한 차량 등에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폭발 사고가 피난민들이 차량에 연료를 채우려고 주유소 주변에 몰려 있다가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소식통들은 부상자가 수백명에 이른다고 알려 피해 규모는 가파르게 커질 전망이다. 아르메니아 자치지역 인권 옴부즈맨 게감 스테파냔은 “부상자 대부분이 위중한 상태”라며 “지역의 의료시설로는 이들을 전부 구할 수 없다. 환자이송을 위한 항공편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영토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유혈충돌이 발생한 이후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탈출이 시작됐다. 아제르바이잔군이 지난 19일 개시한 군사작전 하루 만에 이 지역 장악에 성공하자 이곳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인종청소’를 우려해 탈출 행렬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아르메니아 정부에 따르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떠나 본국으로 입국한 아르메니아계 이주민 수는 2만 8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국경 일대 고속도로 곳곳에는 아르메니아에 입국하려는 차량들로 정체가 빚어졌다.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 지도부는 “12만명에 달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의 99%가 아르메니아 입국을 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캅카스 산맥 고원지대에 자리잡은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받고 있지만, 주민의 80%가 아르메니아인이다.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아르메니아 정부 지원을 받는 ‘아르차흐 공화국’이라는 자치정부를 세워 분리독립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지난 19일 시작된 아제르바이잔의 공격으로 아르메니아 자치군은 하루 만에 항복을 선언해 무장 해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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