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자금 창구' 사모신용펀드 활성화…국내서도 '눈길'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3.09.30 06:00  수정 2024.01.22 14:18

중소기업·대체투자 수요 맞물려

'미래 먹거리' 시장 확대 '촉각'

펀드 투자 증가 이미지. ⓒ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사모신용펀드가 새로운 자금 창구 역할을 하며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가중된 중소기업들과 대체투자 통로를 확보하려는 금융권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는 모양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사모신용시장의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사모신용펀드의 운용자산은 1조4000억 달러로 최근 5년 간 연평균 19.0%씩 성장했고, 2027년에는 2조3000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신용펀드란 자산운용사가 사모 형태로 자금을 모집해 기업에 대출하거나 회사채를 매입하는 등 이자수익 획득을 주목적으로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사모신용펀드의 투자 대상으로는 직접 대출과 부실채권, 메자닌 등이 있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업 지분에 투자해 고위험·고수익을 지향하는 사모펀드와 구별된다.


사모신용펀드는 최근 이를 활용한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증가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은행의 대출 기준이 강화되자 사모신용펀드를 찾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다. 자금 공급 측면에서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서 사모신용 상품에 대한 매력도가 부각되는 분위기다.


이에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해외시장에서 추가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가운데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해 개인투자자 대상 영업을 강화하고,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사모신용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우선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급격히 위축된 유럽시장 내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인수·제휴 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 중이다. 또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수요에 적합한 전용 상품을 선보이며,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지원플랫폼을 출시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투자자들의 포지션 처분을 돕는 세컨더리 시장을 조성, 유동성을 제고하는 등 사모신용시장의 추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사모신용시장은 아직까지 초기 단계이지만 자산운용사들의 참여가 증가하고, 기관투자자의 투자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21년 10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만 허용됐던 규제가 사라지면서 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사모신용시장의 2021년 말 운용자산은 170억 달러로 글로벌시장의 1.3%에 불과하지만, 최근 3년간 규모가 세 배 이상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MBK파트너스 등 기존 사업자 외에도 IMM PE와 VIG파트너스, 글렌우드PE 등이 새롭게 진출했다. 여기에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인 아폴로와 미국 사모신용 전문운용사인 먼로캐피탈도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사모신용 투자 수요는 높지만 지금까지는 국내보다는 주로 외국계 사모대출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과학기술인공제회는 골럽캐피탈에, 노란우산·군인공제회는 안타레스캐피탈의 사모대출펀드에 각각 7000만 달러와 1억6000만 달러의 자금을 집행했다.


김혜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직까지 개인 차원의 사모신용펀드 투자는 미미한 상황이나, 해외시장 트렌드나 상품의 특성을 고려 시 국내 고액자산가들의 시장 참여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사모신용펀드는 다른 사모투자 상품 대비 만기가 짧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고액자산가 대상 금융상품으로도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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