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3Q 잠정실적 발표…반도체 적자폭 축소 여부 관심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선방 지속…'상저하고' 흐름 이어갈 듯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자료사진) ⓒ뉴시스
'반도체 혹한기'로 고전중인 삼성전자가 내달 초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2분기 연속 4조원대 영업손실을 낸 반도체(DS)가 이 기간 적자폭을 얼마나 줄였을지가 관심이다.
업계는 삼성의 적극적인 메모리 감산으로 반도체 적자폭이 3조원대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기에 견조한 모바일·디스플레이 사업이 전체 실적에 힘을 보태면서 전사 영업이익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진단한다.
30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2조5324억원이다. 전분기(6685억원) 보다는 크게 개선되지만 전년 동기(10조8520억원)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사들이 최근 추산한 삼성전자 영업이익 규모는 1조8000억원(KB증권), 1조3940억원(키움증권), 1조6000억원(유진투자증권) 등으로 평균 컨센서스를 하회한다.
이같은 추정으로 미루어 볼 때 3분기 흑자는 모바일, 가전,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사업군 영향 보다는 DS 적자를 얼마나 줄였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은 갤Z 신제품 효과가 발생하고, 디스플레이·가전도 흑자 릴레이를 이어가지만 전사 영업이익 앞자리를 바꿀 만큼의 비중은 아니다.
업계는 반도체 적자 규모가 2분기를 저점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 등은 DS 부문 3분기 적자가 3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재고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신제품에 해당하는 DDR5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는 점도 메모리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실제 범용으로 분류되는 DDR4 고정거래가격은 여전히 약세이지만, 최근 DDR5(16Gb)는 3.17달러에서 3.40달러로 올라서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제품의 현물(스팟) 가격은 4달러대로 올라섰다.
특히 AI 분야 데이터 처리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엔비디아, AMD 공급으로 실적 개선 주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HBM3 가격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5~6배 비싸 판매가 늘어날수록 수익 개선으로 직결된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HBM 시장을 양분하는 체제가 전개될 것으로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생산량 감소에 따라 재고는 5월을 피크로 감소세로 전환돼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제품 믹스 개선, 모바일용 제품 가격 일부 상승으로 메모리 ASP(평균판매단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의미있는 수준의 손익 개선은 4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봤다.
내달 삼성전자 잠정실적이 나오면 반도체 반등 시점은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이 웨이퍼 감산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삼성이 범용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메모리 생산 축소 기조를 언제부터 종료할지 관심이다.
갤럭시Z폴드5(왼쪽)와 갤럭시Z플립5.ⓒ삼성전자
Z시리즈 흥행으로 모바일 실적이 크게 반등할지도 관심사다. 반도체 부문에서 당분간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지면서 삼성은 스마트폰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실제 삼성은 갤럭시Z폴드·플립5을 예년 보다 빠른 8월 11일부터 출시하며 판매 드라이브를 걸었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판매 출하 증가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이어 3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유진투자증권은 폴더블폰 출하량은 이 기간 520만대, 태블릿은 600만대를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3분기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전분기와 견줘 7~8%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상반기 보다 개선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갤럭시·아이폰 신제품 효과 등에 힘입어 3분기에만 영업이익 2조원을 넘겼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대형 패널 적자가 발목을 잡아 1조원대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폭염이 길어지면서 에어콘, 제습기 등 여름철 가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가정용 무풍에어컨 판매량의 경우 8월부터 한 달간 전년 동기 보다 6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다만 TV 수요가 그만큼 받춰주지 못해 2분기(7400억원) 보다는 밑돌았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키움증권은 "삼성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며 경쟁사 보다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면서도 "수익성은 LCD 패널 가격 인상 영향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23일부터 27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 2023'에 참가한 게이머들이 QD-OLED 모니터로 '별이되어라2'를 즐기고 있는 모습.ⓒ삼성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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