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하기로 결정한 지난 1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담대 관련 현수막이 붙어있다. ⓒ 연합뉴스
전 세계 부채 규모가 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에서 세계 4위를 차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각국 정부·기업·가계의 총부채는 6개월 사이 10조 달러가 늘어난 307조 1000억 달러(약 40경 8136조원)를 기록했다고 국제금융협회(IIF)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전 세계 부채 규모는 지난해 초 306조 500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번에 또 다시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10년 전과 비교하면 100조 달러가 급증했다.
전 세계 부채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지난헤부터 본격화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긴축(금리인상)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차입비용이 상승해 이자부담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경기둔화 우려에 대응하고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정책자금 조달을 위해 각국 정부가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채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보고서의 수석 집필자인 엠레 티프틱 IIF 지속가능성 연구 담당 이사는 “높은 금리에 이자비용이 늘어난 게 부채 증가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세계 각국들이 앞으로 이자비용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빚의 절대 규모가 크게 불어난 상황에서 시중금리까지 올라 정부와 가계, 기업이 앞으로 더 많은 돈을 이자로 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전 세계 GDP 대비 부채비율도 연초보다 2%포인트 오른 336%로 집계됐다. 이 비율도 2년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360%를 찍었던 것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최근 증가한 부채의 80% 이상이 선진국에서 발생했다.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가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신흥국에서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의 부채 상승폭이 컸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에드워드 파커 국가신용리서치 부문 대표는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선진국의 부채는 늘었지만, 초저금리 덕분에 이자비용은 큰 변동이 없었다”면서도 “이제 공짜 점심은 끝났고 이자비용은 부채나 수입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만 놓고 보면 한국의 경우 GDP 대비 규모가 101.7%로 비교대상 61개국 중 4위를 기록했다. 1위는 스위스로 126.1%, 2위는 호주 109.9%, 3위는 캐나다 103.1%였다. 전 세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평균 61.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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