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 분석 결과
사고 비율 낮아도 피해 규모 커
과속·과적 등 인재(人災) 사고 많아
최근 5년간 480건의 선박 전복사고가 발생해 109명이 사망·실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해양사고 가운데 전복사고 비율은 3% 수준인 데 비해 사망·실종자는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KOMSA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전체 해양사고 건수 총 1만5997건이다. 이 가운데 전복 사고 비율은 약 3%(480건) 정도다. 사망·실종자는 109명으로 전체 해양사고의 20%에 달했다.
계절별로는 성어기를 맞아 조업 활동이 늘어나는 가을(9~11월)에 가장 빈번히 발생했다. 다만 사고 치사율은 해수온이 낮아지는 겨울(12~2월)이 가을보다 약 1.9배 높았다.
선종별로는 전복 사고 절반 이상인 58.8%(282척)가 어선에서 발생했다. 어선 중에서도 연안어업선이 63.1%(178척)로 가장 자주 많았다. 치사율은 근해어업선이 사고 선박 1척당 2.16명으로 가장 높았다.
근해어업선 전복 사고의 높은 치사율은 원거리 조업과 나쁜 기상 상황이 구조 ‘골든타임(적기)’을 늦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근해어업선은 육지에서 사고 발생 해역까지 거리가 다른 선박보다 약 6.4배 멀다.
주요 사고 원인으로는 풍랑경보 등 기상 특보가 발효된 해상에서 과도한 적재로 선박 복원력이 저하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KOMSA에 따르면 선박 한 척당 평균 최대승선 인원은 근해어업선(10.84명)이 연안어업선(5.09명)보다 2배 많다.
최근 5년간 어선 전복 사고는 3월과 10월에 전체 평균보다 많았다. 인명피해 규모도 컸다. 계절별로는 전체 선박 전복사고와 같은 가을에 가장 빈번했다.
어선 다음으로 전복 사고가 많은 선종은 수상레저기구 34.6%(166척), 일반선 6.7%(32척) 순이다.
수상레저기구는 해양레저 성수기인 6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다 가을철에 가장 많은 사고가 났다. 인명피해도 가을철에 가장 많았다.
전복 사고 인한 인명피해 다발 해역은 ▲보령~군산 ▲창원~부산 인근 해상으로 나타났다.
KOMSA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해양사고 재결서 2330건을 분석한 결과 전복 사고 환경적 요인으로는 ▲횡경사(선박이 가로로 기울어진 정도) ▲복원성의 상실 ▲기상 악화 등이 두드러졌다. 인적 요인으로는 ▲적재 불량 ▲부적절 ▲관리 소홀 등이 많았다.
KOMSA단는 어선 전복 사고 예방을 위해 지난 1일부터 ‘어획물 적재 가이드(안내서)’를 어선별로 제작해 보급 중이다.
안내서를 통해 어획물, 어구 등 적재 중량과 선박에 화물을 최대한 실을 수 있는 한계를 표시한 ‘만재흘수선(건현)’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KOMSA는 전복 사고 예방을 위해 ▲조업 때 과적·과승 금물 ▲출항 전 기상예보 확인 ▲출항 후에도 날씨가 악화하면 신속히 피항 ▲갑판 위 화물이나 어획물은 단단히 고정 ▲만선, 만재 시에는 급선회 자제 등을 당부했다.
김준석 KOMSA 이사장은 “전복 사고는 일반적인 기관 고장, 침몰 등에 비해 배가 빠르게 가라앉아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고 위험이 커지는 가을과 겨울철을 앞두고 조업 현장에서는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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