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1.4%P 상승
영국·호주 등 규제 강화
간편결제 이미지. ⓒ연합뉴스
빅테크의 선구매후불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 연체율이 6%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서비스의 혁신성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국내외에서 기존 금융사 신용상품과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3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BNPL 연체율은 평균 5.8%로 전분기 말보다 1.4%포인트(p) 올랐다.
회사별로 보면 토스가 같은 기간 2.26%p 오른 7.76%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 네이버페이가 0.25%p 내린 2.45%, 카카오페이가 0.03%p 하락한 0.54%를 기록했다.
BNPL은 물품을 구매하는 거래가 이뤄질 경우 업체가 가맹점에 먼저 대금을 지급하고, 소비자는 물품을 받은 뒤 여러 차례에 걸쳐 업체에 상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미리 구매하고 할부로 대금을 상환한다는 점에서 신용카드와 유사하지만, 신용이력이 적어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학생, 주부, 사회초년생 등 씬파일러들도 이용할 수 있다. 월 30만원 등으로 대부분 최대한도가 소액에 그친다.
최근 20대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빅테크 3사의 BNPL 서비스 누적 가입자 숫자는 30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월 말 192만2000명에 비해 13.4% 증가했다.
문제는 짧은 기간 안에 우려스러울 정도로 높아진 연체율이다. 빅테크는 애초 금융정보와 결제, 쇼핑 이력 등 비금융정보를 결합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으로 기술혁신을 통해 포용금융과 함께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했지만, 연체율이 올라오면서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비슷한 기능의 카드사 연체율이 1%대임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건전성 대책이 나와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BNPL 서비스를 먼저 도입한 해외국가에서도 부채 문제로 여러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고은아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발간한 '영국에 이어 호주도 BNPL 규제 강화'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연방정부는 BNPL이 신용상품임에도 그렇게 운영되지 않는다는 비판에 BNPL 서비스를 신용보호법으로 규제하기로 결정했다. BNPL제공자는 신용카드사와 똑같은 호주신용면허를 소지해야 하고 대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부도 BNPL 서비스를 대출로 간주해 제공업체에 캘리포니아금융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영국은 BNPL 제공업체에 대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BNPL 관련 법 초안을 발표 하고 세부사항을 포함한 2차 법안을 마련 중이다.
그간 카드업계에서도 빅테크의 BNPL서비스에 대해 여신전문금융업법과 같은 수준으로 건전성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현재 카드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카드 수수료율이나 대손충당금 등에 대한 강한 규제를 받지만, 빅테크사들이 수행하는 후불결제업무에 관한 규제는 없는 상태다.
반면 빅테크는 BNPL과 신용카드 후불결제는 서비스 목적와 범위, 고객층이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대안신용평가모델 고도화 등 기술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 규제 적용이 성급하다는 설명이다.
빅테크 관계자는 "카드사 후불결제와 동일한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동일 규제를 적용받기는 무리"라며 "단순 규제보다 빅테크사끼리 연체정보 공유 등으로 건전성 관리방안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페이 토스 등만 취급하던 소액 후불결제 업무도 선불업자에게 허용하는 방안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와 함께 선불업 감독 범위 확대, 선불충전금 별도 관리 의무화, 선불업자 영업행위 규칙 신설 등 관리 감독 강화 방안을 담고 있다. 정부의 법률 공포 절차를 거친 뒤 내년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