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700억↓…4개월 만에 줄어
인뱅서 싼 금리로 대환 대출자 흡수
주택담보대출 이미지. ⓒ연합뉴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넉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최근 부동산 시장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주담대 증가세가 심상치 않음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이 금리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던지며 시중은행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 원인으로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대출을 꼽으면서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달 1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총 512조4134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4741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 주담대가 감소한 것은 약 4개월 만이다. 이들 은행의 은행 주담대는 5월 들어 6936억원 늘며 증가로 전환한 뒤 6월 1조7245억원, 7월 1조4868억원씩 세 달 연속 확대됐다. 최근 집값 바닥론이 확산하면서 매수 수요를 끌어올린 영향이었다.
지난 세 달간 늘어난 주담대는 가계대출 전반의 증가세를 이끌었다.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2208억원으로 전월 대비 9755억원 증가했다. 5월(1432억원)과 6월(6332억원)보다 증가 폭도 커졌다.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추이. ⓒ데일리안 김효숙 기자
이번 달 들어 주요 대형 은행들의 주담대가 다소 줄긴 했지만, 확실히 제동이 걸렸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한 달여 동안 주요 은행에서 새로 취급한 50년 만기 주담대가 1조원이 넘기 때문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액은 1조2379억원이다. 지난달 5일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하나은행이 같은 달 7일, 국민은행이 14일, 신한은행이 26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약 한 달동안 4개 은행에서 1조원이 넘는 대출이 나간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주택 거래 열기가 식지 않은 상황에서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이 줄어든 이유로 인터넷은행을 지목한다.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으로 대출을 옮겨 간 이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사이에서 대출을 갈아탔다면 합산한 주담대 잔액은 큰 변화가 없어야 하지만 전체 잔액이 줄어든 것은 이들을 제외한 다른 은행으로 차주가 빠졌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50년 만기 주담대가 출시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추려는 이들의 대환 수요가 많아졌고 당행도 주담대 잔액이 줄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A시중은행에서 빠진 잔액이 B시중은행으로 옮겨가지 않았다면 금리가 싼 인터넷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은행은 금리 경쟁력으로 주담대 대환 고객을 적극 유치해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 금리는 4.02%로 국내 취급 은행 17곳 중 가장 낮았다. 케이뱅크의 평균 금리도 4.14%로 대구은행과 더불어 그다음으로 낮았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중 대환목적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 역시 상반기 취급한 아파트담보대출 1조4000억원 중 절반이 대환대출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주담대를 갈아타는 고객들에게 금리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주범으로 주담대와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대출을 지목하면서, 인터넷은행들은 불어나는 주담대를 두고 표정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24일 인터넷은행을 비롯해 은행권의 주담대 취급 실태를 들여다보기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 금감원이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대출을 가계부채 급증 요인으로 꼽은 만큼 첫 점검 대상은 인터넷은행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금감원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우회 여부, 여신심사 적격성 등을 꼼꼼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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