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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투어 첫 상금” 김나현2에게 우승만큼 기쁜 하루


입력 2023.06.04 19:05 수정 2023.06.05 07:04        인천 청라 =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생애 첫 1부 투어 우승 상금을 획득한 김나현2. ⓒ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생애 첫 1부 투어 우승 상금을 획득한 김나현2. ⓒ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KLPGA 투어는 점프 투어, 드림 투어를 거쳐 밟을 수 있는 한국 여자 골프의 최상위 무대, 즉 1부 투어다.


1부 투어는 여타 레벨의 투어에 비해 상금 규모가 훨씬 크고 우승에 도달한다면 적게는 1억 여원, 많으면 3억원 대를 훌쩍 돌파할 수 있다. 굳이 우승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성적을 낸다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곳이 바로 1부 투어, 즉 KLPGA 투어다.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는 KLPGA 투어에서 상금을 얻으려면 각 대회마다 60위 안에 들어야 하고, 2라운드까지 이 순위 안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컷 탈락이 돼 빈 손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모든 선수들은 컷 오프를 당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 최종 순위를 높여 보다 많은 상금을 획득하려 한다.


2018년 입회해 2019년부터 프로로 뛴 선수가 있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 시드 순위전을 통과하지 못했고 2021년 시드순위전 47위로 다음 시즌 조건부 시드를 획득했다. 바로 국내 최장신 골퍼 김나현2(25, 노랑통닭, 이하 김나현)이다.


김나현은 프로 4년 차였던 지난해 비로소 1부 투어 무대를 밟았다. 총 8개 대회에 참가했지만 결과는 7개 대회 컷 탈락, 1개 대회 기권이었다.


드림투어에서 상금 랭킹 17위를 기록한 김나현은 이번 시즌 풀시드권을 획득했고 이번 대회 전까지 8개 대회에 참가 중이었다. 그러나 1부 투어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크리스에프앤씨 제45회 KLPGA 챔피언십까지 5개 연속 컷 탈락했고, 제9회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우천으로 인해 대회가 축소돼 컷 탈락이나 마찬가지인 118위에 그쳤다. 그리고 이후 열린 2개 대회에서도 다시 컷 탈락의 연속이었다.


지금까지 김나현이 1부 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은 제로. 절치부심한 이번 주, 롯데 오픈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고 값진 결과물이 맺어졌다. 지난 2일 2라운드서 이븐파를 기록, 공동 58위로 3라운드를 맞이한 것.


컷 통과에 성공한 김나현은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를 기록하며 공동 53위에 올랐다. 이로써 김나현은 상금 400만원 획득에 성공했다.


생애 첫 1부 투어 상금을 받게 된 김나현을 만났다.


김나현은 이번 대회 컷 통과 이유에 대해 “지난해 보다 이곳 코스의 컨디션이 좀 더 쉽게 느껴졌고, 대회 전 비가 와 그린이 잘 받아줬다. 가장 자신 있는 샷이 웨지샷인데 스핀이 잘 이뤄지면서 홀컵에 보다 가깝게 붙일 수 있었다. 여기에 퍼터도 다른 대회 때와 달리 무난하게 쳤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동안의 대회에서는 잘 안 되는 게 하나 이상은 나왔는데 이번에는 무난하게 이뤄졌다. 그래서 더 안정적으로 치려했고 보기만 피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나현은 이번 대회 3일 내내 이븐파를 기록하고 있다. 1라운드서는 버디와 보기를 각각 2개, 2라운드서는 3개, 그리고 이번 3라운드에서는 1개씩 적어냈다.


김나현에게 연속 컷탈락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는 “성적을 신경 쓰지 않으려 했는데 계속해서 컷 탈락하니까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가 많아졌다. 그래서 이번 대회 컷 통과를 한 것에 매우 만족한다.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물을 얻은 것 같다”라고 웃었다.


공동 53위에 오른 김나현은 상금 400만원을 얻었다. 액수의 크기보다 첫 1부 투어 상금이기에 그 누구보다 기쁘고 값질 수밖에 없다.


이에 김나현은 “상금 받으면 어디에 쓸지 아직 생각 안 해봤다. 일단 기분이 좋을 것 같고 아마도 부모님께 드릴 것 같다”라고 미소를 머금었다.


김나현은 웨지샷 외에도 신장 184cm에서 뿜어져 나오는 긴 비거리가 장점인 선수다. 김나현은 2라운드 10번홀에서 친 드라이버샷이 293.6야드(268m)까지 뻗어나갔고, 2라운드까지 전체 선수 중 비거리 1위를 기록 중이었다. 이후 또 다른 장타자 문정민이 이번 3라운드 10번홀에서 297.7야드(272m)로 김나현을 넘어섰다.


또한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부문에서도 전체 13위에 올라있는 김나현이다. 최근 방신실을 비롯한 장신 선수들이 타고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공을 멀리 보내고 있어 김나현 역시 욕심을 내볼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고개를 가로저은 김나현은 “지금만 해도 충분하다. 사실 티샷에 조금 자신이 없어 편하게 치자는 마음이다. 그렇게 치다 보면 자신감도 붙고 거리도 늘지 않을까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나현은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마지막 날 오버파를 기록했으나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 다음주부터 2주 연속 상금이 큰 대회가 열리는데 다시 한 번 컷 통과를 해 상금을 쌓아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앞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김나현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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