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침체에 시멘트값 추가 인상…"공사비 갈등 불 보듯 뻔해"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3.06.05 06:29  수정 2023.06.0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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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쌍용C&E 시멘트값 14% 인상 예고

정비사업장 곳곳 공사비 증액 다툼 진행 중

조합도 시공사도 비용 부담↑…입주지연, 공급 위축 우려

국내 1위 시멘트 제조업체인 쌍용C&E가 7월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진 모습이다.ⓒ뉴시스

국내 1위 시멘트 제조업체인 쌍용C&E가 오는 7월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진 모습이다.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자잿값 인상 이슈가 또다시 불거지면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이 불가피하단 관측에서다. 진행 중인 사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크다.


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쌍용C&E는 최근 공문을 통해 7월 1일부터 1종 벌크시멘트 공급가격을 현재 t당 10만4800원에서 11만9600원으로, 슬래그시멘트는 t당 9만5800원에서 10만9300원으로 각각 14.1%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유연탄 가격은 하락했지만, 제조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전기요금 인상과 원화가격 하락에 따른 환율 부담이 커져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단 이유다.


업계 1위인 쌍용C&E가 가격을 올리면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등 나머지 업체들의 가격 줄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시멘트 가격이 33% 오른 상황에서 올 들어 추가 인상이 예고되자 건설업계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부동산시장이 아직 침체일로를 걷는 가운데 원자잿값이 재차 오르면 분양을 앞둔 신규 사업장을 중심으로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는 조합과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공사비 증액 협상이 더뎌지면서 입주일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뉴시스

시공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도 있다. 경기 성남시 산성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업단(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와의 공사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지난달 16일께 시공 계약을 해지, 새 시공사 찾기에 나선 상태다. 시공단이 당초 계약한 3.3㎡당 공사비 445만원보다 높은 620만원을 요구했으나 조합은 이를 거부했다.


경기 수원시 권선6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업단(삼성물산·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과의 공사비 갈등으로 당초 지난달 추진 예정이던 일반분양이 달을 넘긴 상태다. 서울 서초구 신동아아파트 역시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사업이 답보 상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진행 중인 공사는 확보해둔 시멘트가 있으니 즉각적인 영향이 덜하겠지만, 신규 사업장은 오른 단가에 맞춰 협의해야 하니 부담이 될 것"이라며 "업황이 좋지 않고 조합과의 공사비 이슈도 한두 해의 문제가 아니어서 건설사들이 이미 방어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시멘트값이 또 오르게 되면 지금보다 더 소극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앞으로 재건축, 재개발 현장에서 조합과 시공사 간의 공사비 갈등이 지금보다 심화할 거라고 내다본다. 이미 건설사들이 선별수주에 나서는 등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 전반적인 주택공급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조합은 분담금이 높아지는 게 부담이고, 건설사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손실을 짊어질 순 없으니 자잿값이 오르면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은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것"이라며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성이 나오지 않으면 건설사들이 수주에 관심을 보이지도 않는다"며 "원가 상승에 따라 증액된 공사비를 감당하기 힘든 단지들은 정비사업에 섣불리 나서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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