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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플랫폼 첫날…"이자 절감" vs "상품·정확도 부족"


입력 2023.05.31 16:28 수정 2023.05.31 16:51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높은 금리 추천" "다중채무자라 거절"

일부 혼선에도 3시간 만에 216억 이동

금융당국 "조건 비교 범위 지속 확대"


금융권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시행된 31일 오후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와 카카오페이 대출 비교 서비스 '대출 갈아타기' 화면 모습. ⓒ연합뉴스 금융권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시행된 31일 오후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와 카카오페이 대출 비교 서비스 '대출 갈아타기' 화면 모습. ⓒ연합뉴스

금융사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존 신용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31일 본격 가동됐다. 서비스 시행 첫날, 이용이나 접속은 대체로 원활히 진행됐지만 기존 대출 조회 시스템이 정확하지 않거나 기대보다 대환 상품군이 적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네이버페이·뱅크샐러드·카카오페이·토스·핀다 등 대출 비교 플랫폼과 은행 등 금융사 앱 등에서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돼 오후 4시까지 운영됐다.


대환대출 서비스는 기존 신용대출을 가진 차주가 여러 금융사의 대출 상품을 한꺼번에 조회한 후, 더 유리한 조건의 대출 상품이 있다면 해당 금융사 앱으로 이동해 갈아탈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금융결제원 망을 통해 기존 대출금은 자동 상환되며 새 대출 계약을 마무리하기까지 15분 내외가 걸린다는 게 금융위원회의 설명이다.


40대 차주 A씨는 이날 오전 카카오페이를 통해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갈아탔다. A씨는 "마이데이터로 조회해보니 기존 대출 금리보다 0.9%포인트(p) 낮은 상품이 있어 앱으로 편하게 대환했다"며 "계산해보니 연간 20만원 정도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포스터.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포스터. ⓒ카카오페이

다만 서비스의 완성도를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다. 기존 대출이 완벽하게 조회되지 않거나, 이용자들이 몰려 접속 장애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불편이 잇따르면서다.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 대출 3건을 가진 30대 차주 B씨는 이날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를 통해 대환대출을 알아봤지만 기존 보유 계약 3건 중 2건만 조회가 가능했다. 또 특정 플랫폼에서는 다중채무자란 이유로 대출이 거절됐다.


B씨는 "플랫폼 세 곳 모두 가진 대출 정보가 정확히 뜨지 않았다"며 "대환대출 통해 이자를 절감할 수 있는 기대도 있었지만 채무통합 원하는 소비자도 있는데 대출이 거절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현재 플랫폼을 통해 기존 대출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금융사는 53개로, 여기 포함되지 않은 금융사의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경우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기존 대출보다 높은 금리 조건의 상품을 추천하는 사례도 있었다. 8%대 금리 신용대출을 가진 20대 C씨는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 없다고 안내하면 이해하겠지만 지금 대출 보다 한도는 같으면서도 금리가 4%p 높은 상품을 추천받아 황당했다"며 "서비스를 찾는 이용자 대다수가 저금리로 갈아타려는 사람들일텐데 불리한 조건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이른바 손품을 들이는 수고에 비해 상품 수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30대 차주 D씨는 "각 플랫폼마다 제휴를 맺은 금융사 수가 다르다보니 결국 모든 플랫폼 앱을 깔고 조회해봤는데 기대 보다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 적었다"며 "한달 뒤 금융사들이 더 입점하면 다시 시도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접속 지연 없이 빠른 속도로 조회가 가능하던 서비스는 오후가 되자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조회 기능이 일시적으로 멈추기도 했다.


대출비교 플랫폼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오류 화면. ⓒ데일리안 대출비교 플랫폼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오류 화면. ⓒ데일리안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총 834건의 대출이 이동했다. 대환대출을 통해 상환이 완료된 대출금 기준으로 216억원 규모다. 은행에서 은행으로 이동한 사례가 전체의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부 금융사를 조회하는 과정에서 응답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점차 시스템이 안정화하면서 오류가 줄고 있다"며 "시스템 안정화와 금융사의 추가 입점에 따라,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는 대출조건의 범위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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