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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멜로 연령대 높이고, 옛 드라마 소환…‘중년’ 겨냥하는 TV 드라마들


입력 2023.05.31 14:01 수정 2023.05.31 14:0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TV 앞을 떠나는 젊은 시청자들 아닌, 중년 시청층을 겨냥하는 것이 TV 드라마들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 중년 배우의 로맨스 통해 대리만족 선사하는가 하면, 시대극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선사하며 중년 시청자들의 만족감 높인 것이 흥행의 비결로 꼽히고 있다.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18%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을 받고 있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 속 한 장면ⓒJTBC 영상 캡처 드라마 ‘닥터 차정숙’ 속 한 장면ⓒJTBC 영상 캡처

의사 차정숙이 주인공이며, 드라마의 배경 중 병원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의학 드라마보다는 가족 드라마에 가까운 전개를 보여주는데, 이것이 ‘닥터 차정숙’의 인기 요인으로 분석이 되고 있다.


차정숙의 성장 통해 시청자들과 공감대 형성하는 한편, 차정숙의 남편 서인호(김병철 분)가 저지른 불륜이 드라마의 한 축을 차지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그림을 선사하곤 하는 것. 여기에 차정숙과 서인호, 최승희(명세빈 분), 로이킴(민우혁 분)의 사각 관계까지 가미돼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에 ‘들여다보면 막장 드라마’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주말 저녁 어렵지 않게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강점이 되고 있다.


앞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 또한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정경호 분)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리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 드라마 또한 쇠구슬 살인사건을 둘러싼 스릴 넘치는 전개로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50대 배우 전도연이 선보이는 담백하면서도 풋풋한 로맨스가 호평의 가장 큰 이유였다. 주로 젊은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삼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도 50대 배우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중년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것이 ‘일타 스캔들’의 흥행 비결로 꼽혔다.


방송 앞둔 ENA 드라마 ‘행복배틀’에서는 SNS에서 치열하게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사망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릴 예정이다. 중년들이 주인공이 되는 드라마들이 늘어나면서 그 장르 또한 자연스럽게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젊은 시청자들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중년 시청층을 겨냥하는 것이 하나의 중요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OTT 또는 각종 VOD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나면서 TV 앞에서 시간 맞춰 본 방송을 보는 풍경이 사라진 가운데, 그럼에도 여전히 TV 앞에 남아있는 중년 시청층을 겨냥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묵직한 메시지 담은 시대극 통해 중·장년 시청자들을 적극 겨냥하기도 한다.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해 벌어지는 이야기 그린 ‘재벌집 막내아들’은 ‘회귀 판타지’ 안에 한국의 근현대사를 녹여내며 다양한 시청층을 아울렀다.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것이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 기록한 비결로 여겨진 바 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 찾은 시대극으로 반가움 자아내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 기록했던 KBS2 ‘오아시스’부터 1938년 혼돈의 시대에 불시착한 구미호 이야기 다루는 tvN ‘구미호뎐 1938’,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 담고 있는 KBS2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 시대극들이 최근 부쩍 자주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아예 과거의 작품들이 소환되기도 한다. 1970년대 방송되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수사반장’이 ‘수사반장 1963’으로 돌아오는 것. ‘수사반장’의 프리퀄 드라마로 기존 ‘수사반장’보다 10년 앞선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배우 이제훈이 출연을 확정, 최불암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세부적인 취향을 겨냥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하지만, TV는 여전히 여러 시청층을 폭넓게 아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긴 하다”라면서 “다만 젊은 층을 겨냥할 경우 화제성은 높아도 시청률은 낮은 경우들이 있다. 시청률을 잡기 위해선 중년 시청자들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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