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물가 고공행진…난처한 ‘7말8초’ 지갑 사정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3.05.31 06:30  수정 2023.05.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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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교통비↑…올여름 ‘여행비용’ 걱정

엔데믹 후 첫 휴가…꿈틀대는 하계 물가

정부는 여행 장려…내수활성화 효과 미미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을 찾은 나들이객들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소 잠잠해지면서 여름휴가 관련 숙박·외식 물가 계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내수활성화를 위해 여행 독려에 나섰지만, 물가 상승세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3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4월 호텔 숙박료는 전달과 비교하면 5.5%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13.5% 올랐다.


콘도이용료는 전월 대비 1.1% 올랐고, 1년 전 같은 달에 비하면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관숙박료도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9%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1% 오른 수치를 보였다.


렌터카 비용(승용차 임차료)도 한 달 새 5.0% 증가했다. 자차에 들어가는 휘발유 가격도 전달보다 3.1% 올라 상승곡선을 그렸다.


피서철인 7~8월을 피해 일찍 여름휴가를 떠나는 휴가족이 늘었고 봄철부터 휴가비용에 들어가는 국내 숙박비와 교통비까지 뛰어오를 조짐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억눌려 있었던 야외 활동이 늘면서 숙박·교통을 제외한 휴가비용도 빠르게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달 놀이·휴양시설 이용료는 한 달 만에 각각 1.8%, 1.6% 가격이 올랐다.


지난달 국내 단체여행과 해외 단체여행 비용은 전달보다 각각 4.4%, 1.7% 비싸졌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소비가 늘어나는 외식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통 여름휴가 관련 물가 오름세를 보이는 달은 7월 말에서 8월 초 이른바 ‘7말 8초’다. 작년 7월 호텔 숙박료는 한 달 전에 비해 16.4% 뛰었다.


올해 물가 상승 폭이 전반적으로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휴가철도 아닌 시기에 관련 물가가 급등하는 모습이다.


2020년 이후 40개월여 만에 사실상 ‘엔데믹’에 진입한 첫 여름휴가라는 기대감과 여행 수요 급증 효과가 물가 인상에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교통연구원이 실시한 하계휴가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가구당 평균 국내여행 지출 예상비용은 95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7만5000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꿈틀거리는 휴가 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여행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 9.7%가 여름휴가를 ‘안 간다’고 응답했다. 이중 휴가비용 부담은 16.4%로 조사됐다.


한편, 정부는 내수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지원책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내수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최대 6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숙박비 1인당 3만원씩 총 100만명 ▲유원시설 입장료 1만원씩 총 18만명 ▲휴가비 10만원씩 최대 19만명 등 총 153만명에게 여행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실행 중이다.


다만 숙박·교통·외식 물가 등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어 정부 대책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 상반기를 봤을 때 내수가 전반적으로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려운 모습”이라며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추세지만 불안요인도 있어 정부는 소비자 실질 구매력 감소에 대비해 차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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