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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부부싸움에 노출된 아이까지…부부 예능들의 불편한 ‘리얼’


입력 2023.05.30 07:50 수정 2023.05.30 07:5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결혼과 이혼 사이’부터 ‘쉬는부부’까지.

더 내밀하게 담아내는 부부들 일상

연예인 또는 일반인 부부의 일상 포착하며 문제를 들여다보는 부부 예능이 쏟아지고 있다. ‘섹스리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부부싸움에 노출된 아이를 방송에 고스란히 내보내며 ‘리얼’을 강조하는 등 불편한 민낯까지 담아내며 부작용을 우려하게 한다.


오는 6월 첫 방송을 앞둔 MBN 새 예능 프로그램 ‘쉬는부부’는 다양한 사회적, 개인적 이유로 ‘섹스리스’로 사는 부부들에게 ‘부부 관계 솔루션’을 제안하는 부부 예능프로그램이다. 그러면서 “단순히 ‘성’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닌,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관계의 회복을 도울 예정”이라고 의도를 설명했다.


ⓒ티빙 ⓒ티빙

연예인 부부가 출연하는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조선사랑꾼’을 비롯해 일반인이 출연해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놓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결혼과 이혼 사이’ 등 현재 무수히 많은 부부 예능들이 TV로, 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가운데 후발주자로 출발하는 ‘쉬는부부’는 부부의 성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부부 사이의 내밀한 일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전문가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방식은 거의 모든 부부 예능들이 택하고 있는 것이다.


부부 사이 지나친 스킨십에 대한 고민을 털어놔 ‘민망하다’는 반응을 얻은 예능까지 이미 시청자들을 만난 상황에서 ‘쉬는부부’가 어떤 차별점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결국 사연의 자극성을 높여 이목을 끄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최근 부부 예능이 ‘리얼’ 앞세워 다소 불편한 민낯까지 담아내면서 ‘아슬아슬하다’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앞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우리 이혼했어요2’가 일라이-지연수 부부가 오랜만에 재회하는 과정 담던 중, 아들이 아빠와 떨어지기 싫은 마음 표현하며 “아빠 그냥 우리 집에서 같이 살아요. 제발”이라며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모으는 장면까지 담아 빈축을 샀던 것. 특히 해당 방송에서는 아이의 얼굴 또한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송출됐고, 아이의 상처를 가감 없이 노출한 제작진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최근 티빙 통해 공개 중인 ‘결혼과 이혼 사이2’ 1~2회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한 부부의 다툼을 담던 중 아이 앞에서 ‘자녀를 낳은 것을 후회한다’는 발언을 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렇듯 아이의 상처를 방송이 그대로 노출하는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이진혁 PD가 최근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 노출 문제에 대해 “아이들을 노출하는 건 우리가 우려했던 부분이다. 부부만의 이야기를 할 때는 아이를 따로 분리해놓기도 했다. 시즌1 때와 다르게 아이들 떼어 놓고 장시간 촬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타운 안에 어린이집을 따로 만들었다”고 해명을 하면서도 “하루종일 촬영을 할 수 없으니까 불가피하게 아이들이 부부의 싸움을 보게 됐다. 편집하기에는 리얼한 현장이라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 이야기가 안 나오면 진짜 문제점이 안 나오는 거니까. 우리도 우려했지만 어느 정도 보시는 과정에서 불안감이 있겠구나 고민은 있었다”고 말했다.


‘리얼’을 위해 ‘리스크’를 감안한다는 이 PD의 위험한 발언은, 부부 예능이 거듭될수록 ‘리얼’ 또는 ‘날 것’을 강조하는 흐름이 과연 옳은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물론 터놓고 이야기하는 과정이 부부에게 꼭 필요한 일일 수 있다. 진짜 이야기를 담기 위해 개입을 최소화하는 연출자의 의도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부정적 영향까지 감수해야 할 일일까. 부부 예능이 담아내는 리얼이 선을 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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