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송강호 "연기적 재능, 아직도 매일 나를 의심해" [칸 리포트]


입력 2023.05.28 14:30 수정 2023.05.30 14:11        데일리안(프랑스 칸) =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김지운 감독과 다섯 번째 작품

'믿고 보는 배우', '국가 대표 배우', '칸의 남자'


모두 배우 송강호를 가리키는 수식어다. 1991년 극단 연우무대에 입단해 배우를 시작한 송강호는 1997년 이창동 감독의 '초록 물고기'를 통해 충무로에 등장했다. 이후 '넘버3',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괴물',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 '밀정', '택시 운전사', '기생충', '브로커'까지 대부분 작품을 성공시켰다. 지난해에는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이라는 역사를 썼으며, 국내에서 천만 관객 동원한 영화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

그런 그가 김지운 감독의 신작 '거미집'으로 제 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 받으며 여덟 번째 칸을 방문했다. 많은 배우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위치지만, 칸을 찾을 땐, 언제나 긴장이 된다. 2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송강호는 새로운 작품으로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칸에 오게 돼 기뻐했다.


"처음 왔을 때의 긴장감과는 다르지만 항상 긴장 상태가 돼요. 프리미어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함이 있겠지만 나름 선배로서 생기는 긴장감도 있죠. 수많은 외신들이 지켜보고 있고 해외 관객들이 한국 영화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기 때문에 건강한 부담감이랄까요. 긴장감이 있는 게 당연해요. 없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송강호는 극중 김기열 감독을 연기했다. 김기열 감독은 걸작을 위해 완성된 영화를 다시 찍으려고 고군분투 하는 인물이다. 데뷔작으로 주목 받았지만, 선배 신상옥에게 가려져 폄하되고, 검열로 인해 예술적 재능의 날개가 매번 꺾인다. 김기열 감독이 날갯짓을 하기 위해서는 오직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일 뿐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사방의 적들에게 둘러싸여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재능에 대한 의심을 반복한다. '국민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송강호 역시 매일 재능에 대한 의심을 한다고 털어놨다.


"예술가들은 매일 (재능에 대한 의심을) 해요. 하하. 불안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따로 없어요.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자기 점검을 하는 시간과 과정이 필요한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설명할 수 없는 지점들이 있어요.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거미집'을 뤼미에르 극장에서 보게 된 송강호는 배우들의 앙상블을 보면서 행복함을 느꼈다. 상영이 끝난 후 진행된 뒤풀이에서 함께 한 모든 배우들에게 칭찬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후배들을 칭찬하는 그의 얼굴에 인자한 미소가 번졌다.


"배우들이 신나서 연기하는 걸 보니 기분이 좋고 흐뭇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20년 전쯤에 '반칙왕', '조용한 가족' 더 나아가서 '살인의 추억'을 촬영할 때 느꼈던 행복함이 들었어요. 김지운 감독님도 참 대단해요. 훌륭한 배우들이지만 능력이 다 잠재돼 있어서 누군가 끌어내 줘야 해요. 그런 역할을 정말 잘하신 것 같아요. 배우들의 드러나지 않았던 광기에 가까운 재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