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개발비 7년 만에 4000억 넘어…신사업 투자 '박차'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3.05.21 06:00  수정 2023.05.21 06:00

삼성‧현대카드 800억원 넘어

업황 악화에 수익 다각화 ‘골몰’

ⓒ연합뉴스

국내 카드사들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지금까지 투자한 개발비 가치가 한 해 동안 900억원 불어나면서 7년 만에 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이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가중으로 수익악화에 직면한 와중 데이터 개발과 플랫폼 구축 등 신사업을 위한 투자를 지속한 결과다. 업계는 앞으로 빅테크와의 경쟁 등 결제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관련 투자를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BC)들이 개발비를 투입해 얻은 무형자산 가치는 총 4250억원으로 전년 말 보다 27%(900억원) 늘었다.


이전 최대치였던 2015년 말 4260억원 이후 7년 만에 4000억원대를 넘긴 것으로, 통계가 시작된 2008년 이레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국민카드의 경우 사업보고서에 개발비가 아닌 소프트웨어 항목(무형자산)으로 공시하고 있어 제외됐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800억원대로 가장 많은 금액을 개발비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증감률도 각각 55%, 21%로 크게 늘었다.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돈을 개발비에 투자했는데, 애플페이 도입을 앞두고 시스템 구축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신한카드 700억원 ▲하나카드 540억원 ▲롯데카드 530억원 ▲우리카드 450억원 ▲BC카드 410억원 순이었다. 이들 카드사들은 BC카드를 제외하고 전년에 비해 모두 증가한 모습이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규모로만 보면 카드업계 하위권 수준이지만 개발비 증가폭은 93%로 가장 컸다. 우리카드에 개발비가 대폭 늘어난 배경엔 올해 1분기 가맹점 100만개를 모집하는 등 독자 결제망 구축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우리카드는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BC카드 결제망을 사용해 오다 완전 독립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가맹점의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가맹점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 디지털 기반 신사업 서비스를 활성화할 예정으로, 앞으로 우리카드가 개발비에 투자하는 액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카드도 76%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카드업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하나카드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는 기존 모바일앱과 간편결제 모바일앱 ‘원큐페이’를 하나의 플랫폼(원큐페이)으로 통합하며 플랫폼 구축에 집중했다.


하반기에는 하나금융그룹이 SKT와 함께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금융 혁신 등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개발비에 영향으로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이 은행과 카드를 중심으로 미래형 인공지능(AI) AICC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하나카드도 이와 관련한 기술에 상당 부분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개발비를 늘리는 배경에는 본업 수익성이 매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데,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총 14차례 걸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사실상 실질 카드수수료는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어 디지털 전환 및 금융플랫폼 구축 등 신사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가 시급하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간편결제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며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디지털 및 신사업 개발 등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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