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銀, 1분기에만 50개 줄여
이달부터 사전영향평가 강화
서울 시내에 은행 자동화기기가 늘어서 있다.(자료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의 은행 영업점 폐쇄 제한 조치 시행을 앞두고 주요 대형 시중은행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국내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만 영업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국내 영업점은 2500개로 지난해 말 이후 3개월 간 50개나 줄었다. 반면 이들 은행의 출장소는 같은 기간 347개에서 362개로 15개 늘었다.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영업점을 출장소로 대거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이 기간 줄어든 영업점 대부분은 국민은행의 몫이었다. 국민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722개로 같은 기간 대비 56개 감소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폐쇄한 영업점(48개)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다른 시중은행보다 영업점 수를 많이 갖추고 있던 만큼, 급격한 축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보면 국민은행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42개, 비수도권에서는 15개의 지점을 줄였다. 반면 출장소는 18개 늘리면서 96개를 보유하게 됐다. 다만 국민은행은 금융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영업점의 운영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확대했으며 '시니어 라운지'를 통해 매주 노인 복지관을 방문해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서울 소재의 영업점 5개를 줄였다. 하나은행은 전북지점 1개를 출장소로 전환했다. 반면 신한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오히려 12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8개, 비수도권에서 4개가 늘어났다. 기업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영업점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은행권의 영업점 운영 추이에 관심이 쏠린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 문제를 지적하며 점포 폐쇄 절차를 까다롭게 바꾸면서다. 연초에 은행권이 영업점 감축에 보다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5차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고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당장 이달부터 은행이 영업점 폐쇄 전 진행하는 사전영향평가가 강화됐다.
이에 따라 영업점을 폐쇄하려면 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에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해야 한다. 또 사전영향평가에 참여하는 외부 전문가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렸으며 이중 1명은 지역 인사를 선임토록 했다.
아울러 앞으로는 은행들이 점포 폐쇄와 관련해 기존 1년에 한 차례 진행했던 경영공시를 분기마다 한 번씩 진행하게 된다. 영업점 폐쇄 사유와 대체 수단 등도 상세하게 기록해야 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은행은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점포 수를 줄이고 있지만, 점포 폐쇄에 따른 금융 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점포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층에게는 점포 폐쇄가 곧 금융 소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업의 본질은 신뢰에 있다"며 "단기적인 이윤 추구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소비자 이익 증진에 최선을 다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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