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4월 순회 의장국 맡아… '국제평화·안보' 주제 회의 개최
러 "냉전보다 위험한 상황…美 등 서방 전쟁 부추겨"
사무총장 "우크라 침공한 것은 러…국제법 위반"
EU27개국 대사들 러 규탄 성명 발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안보리 회의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왼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국제 평화와 안보유지, 다자주의를 주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주관하며 적반하장의 행보를 보이 서방은 물론 유엔 사무총장까지 비판에 나섰다.
CNN 등에 따르면 4월 순회 의장국을 맡은 러시아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국제 평화 및 안보 유지'라는 주제의 안보리 공개회의를 주재했다. 안보리 순회의장국은 15개 이사국이 매달 돌아가면서 맡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국제 정세의 위험한 상황에 대한 원인을 서방의 탓으로 돌렸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우리는 냉전시대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미국 등 서방이 외교보단 전쟁을 부추기고 경제 제재로 세계화의 이점을 약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유엔을 향해서도 "전쟁을 막기 위해 설립됐지만 미국 중심의 질서가 국제법을 대체하고 있다"며 "유엔은 위기에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해서도 "군사적 성격의 목표를 포함해 미국과 동맹국의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면서 "다양한 전 세계의 상황에 미국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창설 이래 다자주의 국제체제는 어느 때보다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큰 고통과 파괴를 초래하고 세계 경제 혼란마저 악화시키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앞서 유럽연합(EU) 회원국 대사들도 안보리 회의 시작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내놨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자신을 유엔 헌장과 다자주의의 수호자인척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사실이 아니다"며 "모든 곳에서 러시아가 (유엔 헌장을) 모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철군할 것을 촉구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러시아가 유엔 헌장을 모독하고 국제규범을 위반했다고 비판하면서 최근 러시아가 간첩 혐의로 구금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를 언급하며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도 러시아 면전에서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을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에 대해 불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한 주체가 오늘 회의 주제를 제안한 것은 슬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라브로프 장관은 "아무도 서방의 소수 국가가 인류 전체를 대변할 수 있다고 허락한 적 없다"면서 "그들은 국제사회의 모든 회원국을 존중하고 정중하게 대해야 한다"고 맞섰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도 "패권과 괴롭힘 행위가 세계에 커다란 해를 끼치고, '블록 정치'가 거대한 분열과 대립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유엔 헌장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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