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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을 첫 기소한 검사' 앨빈 브래그는 누구


입력 2023.03.31 20:18 수정 2023.04.01 00:56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앨빈 브래그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검사장. ⓒ AP/연합뉴스 앨빈 브래그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검사장. ⓒ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성추문에 대한 입막음 대가로 전직 포르노배우에게 13만 달러(약 1억 6900만원)를 지급한 혐의로 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앨빈 브래그(50) 미 뉴욕 맨해튼지방검사장이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브래그 지검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주변 인물들의 비리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범죄 혐의를 제기함으로써 1789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34년 만에 처음으로 전직 또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그는 민주당 소속으로 2021년 11월 공화당 후보를 누르며 사상 첫 흑인 맨해튼지검장이란 역사를 썼다. 미국 드라마 ‘로앤오더’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진 뉴욕 맨해튼지검의 검사장으로 500여 명의 검사들을 이끌고 있다.


미국에선 연방검사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고, 지방검사장은 대부분 선거로 뽑는다. 지검장 출신이 정계나 주정부, 연방정부로 옮기는 경우가 더러 있는 까닭에 이 자리가 정계 입문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 공화당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와 기소를 ‘마녀사냥’ ‘정치적 수사’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맨해튼지검은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과 주변인의 비리를 정조준해 왔다.이런 만큼 브래그 검사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가 자선재단 ‘트럼프 파운데이션’에 대한 민사소송을 지휘하면서 두 사람의 악연은 시작됐다. 이 소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재단 공금을 유용한 혐의를 인정하고 2019년 법원으로부터 200만 달러를 재단에 납부해야 했다.


브래그 검사장은 이어 트럼프 그룹을 수사해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리는 앨런 와이슬버그 전 재무최고책임자(CFO)의 탈세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이끌어냈고, 트럼프가 사면권을 행사했던 ‘책사’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전략가를 돈세탁 혐의로 다시 기소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브래그 검사장을 “인종차별주의자”, “타락한 사이코패스”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가 아닌 브래그가 체포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브래그 지검장의 뉴욕 사무실엔 트럼프 지지자들의 협박 편지, 살해 위협을 암시하는 소포물이 쇄도했다.


브래그 검사장은 1973년 뉴욕 빈민가인 할렘에서 태어나 청소년기를 보내 평소 자신을 “할렘가의 아들”이라고 소개해 왔다.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뉴욕시의회 소송·조사국장을 거쳐 뉴욕 남부연방지검 검사로 임용돼 화이트칼라 범죄와 공공부패 사건들을 수사했다. 2014년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청년의 유족을 변호하는 등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브래그 검사장은) 모든 사건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직접 관여하는 성격”이라며 “자신의 안위가 걸렸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한 번 결정했다면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검사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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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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