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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1.3%…수출·소비 '불꺼진' 한국 경제


입력 2023.03.31 06:30 수정 2023.03.31 06:30        데일리안=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우리 경제 올해 첫 성적표

中 리오프닝 효과 미미

무협, 1분기 수출 13% 넘게 감소

韓 경기둔화 흐름 지속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1분기 한국 경제가 받을 성적표는 어둡다. 지난해부터 얼어붙기 시작한 무역 한파와 고물가로 소비마저 위축됐기 때문이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위드 코로나’로 전환 등으로 2분기 성장이 기대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자체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통해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을 추정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3%에 그칠 것으로 지난 29일 전망했다.


전경련 BSI는 매출액 600대 기업 대상으로 종합경기·내수·수출 등 8개 부문 당월 실적과 익월 전망에 대한 판단을 조사해 도출한 지수다. 100보다 높으면 기업 경기 전망이 전월 대비 긍정적이다. 그보다 낮으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전경련은 BSI를 주요 외생변수로 포함한 모형을 통해 올 1분기 거시지표를 예측한 결과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로 작년 4분기 수준이었다.


분기 수출 증가율은 -10.1%, 설비투자 증가율은 -6.4%로 추정됐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작년 4분기 실제 증가율(7.0%)에 비해 큰 폭 하락이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무협)도 지난 28일 ‘최근 수출 부진 요인 진단과 대응 방향’ 브리핑을 통해 1분기(이달 20일까지) 수출이 1274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3.4%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출액을 가장 많이 끌어내린 품목은 역시 반도체였다. 1∼2월 수출 감소 기여율은 70.3%에 달해 전체 수출 품목 중 가장 높았다.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전월대비) ⓒ통계청 제공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전월대비) ⓒ통계청 제공

계속되는 수출 부진에 소비마저 위축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7일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우리나라 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진단했다.


특히 수출이 5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2월 수출은 1년 전보다 7.5% 줄었다. 이 가운데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3% 줄면서 전반적인 경기둔화를 이끌었다.


이와 함께 내수 회복세도 약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째 줄고 있어 소비 둔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비스업 생산은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은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 부진 등으로 전분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고물가가 지속돼 소비심리 개선이 지연되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수요 측면에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재화소비가 부진했다. 서비스 소비가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는 일부 친환경·신사업 관련 투자가 이어졌다. 제조용 장비 반입 감소 등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도 일부 지역의 착공면적 감소로 민간부문이 줄어든 데다 공공 부문의 SOC 예산 집행도 감소하면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지역 경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도권과 호남권, 동남권은 전분기 대비 '보합' 수준을, 강원권과 충청권, 대경권은 ‘소폭 악화’한 것으로 나타냈다. 권역별 경기는 생산, 수요, 고용동향 등을 토대로 전분기 대비 경기 상황을 종합 판단하는데, ‘큰 폭 악화’와 ‘악화’, ‘소폭 악화’, ‘보합’, ‘소폭 개선’, ‘개선’, ‘큰 폭 개선’ 등 7개로 구분한다.


한은은 “중국 리오프닝, 물가 상승세 둔화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등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국내외 금융불안 등이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가 취업관련 안내문을 들고 있다. ⓒ뉴시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가 취업관련 안내문을 들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1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9개월 연속 증가 폭이 둔화한 데 더해 2년 만에 최소규모다. 제조업 취업자는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 등 경기둔화 영향이 고용시장에서도 가시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도 12만5000명이 감소하며 4개월째 줄고 있다. 감소 폭은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최대다. 청년층 고용률은 45.5%로 2021년 2월(42%)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40대 취업자는 8개월 연속 내림세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89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4000명(-6.7%)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3.1%로 1년 전보다 0.3%p 하락했다. 실업률은 같은 달 기준으로 1999년 6월 통계 개편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연령별로는 청년층 실업률이 7.0%로 0.1%p 상승했다. 30대도 2.7%로 0.1%p 올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민간 소비가 작년 하반기 이후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예전과 같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힘이 약해진 것 같다”며 “1분기는 반도체값도 좋지 않고 중국 수출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정부는 2분기가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게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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