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행동주의 펀드·소액주주, 반격 ‘미풍’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3.03.29 16:56  수정 2023.03.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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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물적분할 확정 등

JB금융·남양유업 승리 불투명

29일 DB하이텍 부천캠퍼스에서 열린 DB하이텍 정기 주총 현장. ⓒDB하이텍

올해 3월 정기주주를 앞두고 존재감을 키웠던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이 주총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이들은 대규모의 현금배당과 사외이사 확대 등을 주주 제안으로 올렸지만 상당수가 실제 가결까지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29일 DB하이텍에 따르면 회사측은 경기도 부천시 부천캠퍼스에서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설계 부문(팹리스) 부문 물적분할이 가결됐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물적분할시 기업가치 하락이 우려된다며 이를 반대했으나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는 회사측 입장에 국민연금(지분 7.94%) 등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입장문을 내고 "물적분할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 에대응도 검토하겠다"며 추가 행동을 예고했지만 이를 되돌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전날 KT&G 주총에서도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이 제안한 안건 중 분기 배당 신설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지분 8.03%를 보유해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요 안건에 사측의 손을 들어준 것에 이어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또한 한국ESG기준원이 반대를 권고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면서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앞서 지난 24일 열린 BYC, KISCO 홀딩스, 한국철강 주총에서도 행동주의펀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BYC 주총에서 올린 감사위원 선임, 배당 확대, 자사주 취득 등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한국철강의 경우도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의 제안한 자사주 소각 1000억원을 제외한 사측의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과거 행동주의 펀드들의 중장기적 기업 가치 상승보다는 단기 주가 상승 이후 지분을 정리하는 ‘먹튀’ 사례로 소액주주들의 호응이 크지 않았던 점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제 시선은 오는 30일 JB금융지주와 31일에는 열리는 태광산업, 남양유업 주총으로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격에 성공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JB금융지주는 주총에서 얼라인파트너스가 요구한 배당 확대,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을 표결에 부친다. 다만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는 이미 JB금융 손을 들어줬다.


태광산업과 남양유업의 경우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차파트너자산운용이 각각 주주제안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최대주주 및 관계자들의 지분이 50% 이상으로 이를 뒤집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행동주의 펀드 열풍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KCGI(강성부 펀드)의 한진칼, 오스템임플란트 지배구조 개선 사례와 같이 장기적 지분 보유를 통해 계속 존재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행동주의 펀드들의 목소리에 주주환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났다”며 “올해 주요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발표하는 등 기업이 먼저 주주환원책을 강화하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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