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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해봐라'…러, 친러국가 통해 유명 서방 브랜드 '유통'


입력 2023.03.29 04:25 수정 2023.03.29 04:25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러, 中·카자흐 등 통해 서방 브랜드 들여와

푸틴, 지난해 병행수입 승인하며 가능해져

러시아의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 매장.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 매장.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에도 자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서방 기업의 물품을 친러 성향 국가의 '뒷문'을 통해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등 옛 소련 국가들이나 중국, 터키 등 친러 국가들을 통해 서방의 브랜드를 들여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 개전 후 서방은 러시아에 금융과 수출 등의 제재를 가했고 나이키, 맥도날드, 아이폰 등 서방의 글로벌 기업들도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외국 제품을 독점 수입권자가 아닌 제3자가 상표권자 허락 없이 수입하는 병행수입을 승인하면서 러시아 회사들은 서방 기업의 제품을 제3국을 통해 들여와 자국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홍콩에 본사가 있는 '포치타 글로벌'과 같은 해외 구매대행 서비스도 나이키, 자라, H&M 등 서방 기업 제품을 러시아로 배달해준다. 포치타 글로벌에서 주문된 상품은 홍콩에 있는 창고를 거쳐 러시아로 배송된다.


해운 사기를 감시하는 퍼블리컨의 람 벤 치온 대표는 "대부분의 것들을 구매할 수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전했다.


최신 기술의 반도체도 이러한 경로를 통해 러시아로 향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370만 달러 상당의 반도체를 러시아로 수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보다 300배 증가한 수준이다. 러시아는 중국에서도 마이크로칩과 같은 기술을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러시아의 '불법 유통'도 힘들어지는 모양새다. 카자흐스탄은 최근 러시아로 수출되는 물품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더 타임스는 카자흐스탄 정부가 서방의 경제 제재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터키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탓에 러시아의 우회 수입로 역할을 줄여나가고 있다. 터키는 이달 러시아로 향하는 제재 물품 운송을 차단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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