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등 15곳 산단 후보지 발표
'용인한숲시티5' 3억3500만→4억5500만원
"부동산 수혜 기대감 높지만, 일부 지역은 매수 문의 잠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예정지인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 모습. ⓒ뉴시스
최근 정부의 국가 첨단산업단지 개발 소식이 척박한 부동산 시장에 개발 호재로 떠올랐다. 다만 아직 청사진 정도만 그려진 상황인데다 지역 특성에 따라 거래 반등은 상이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전국의 15개 지역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바이오, 미래차, 로봇 등 국가 첨단산업단지 후보지 지정을 발표했다.
이에 산단 후보지 인근 지역에선 아파트 매매가격 호가가 오르는 등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용인 남사읍 일대는 아파트 거래 가격이 1억원 가량 올랐다.
2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용인 남사읍의 대단지 아파트인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5단지(전용면적 84㎡)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4억1000만원~4억5500만원으로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직전 거래 가격은 3억3500만원이었다.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소식 이후 계약이 됐던 매물도 집주인들이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거래 취소를 하고 다시 내놓는 상황"이라며 "매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아마 이번주 지나면 5억원 이하 매물은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학교나 교통 등 생활 여건이 계속 나아지고 있는데 산업단지 개발이랑 맞물리면 더 빠르게 인프라 조성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국토교통부
그러나 아직 개발 사업이 시작단계인 만큼, 단기적으로 인근 지역 부동산 거래 활성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크다. 실제로 수도권인 용인과 달리 대전과 대구 등 지방의 경우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대전 나노·반도체 산단 후보지 인근 학하동 내의 공인중개사 B씨는 "산단이 지정된 것은 호재지만 매수 문의가 온다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 미래 스마트기술 산단 후보지 근처 공인중개사 C씨도 "여기는 크게 거래될만한 주택이 없다. 토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서 거래가 될만한 상황도 아니다"라며 "토지보상이 진행되고 난 뒤에나 조짐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집값이 단기간에 오른 용인에서도 개발 호재가 충분히 반영된 상황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용인 남사읍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 D씨는 "반도체 클러스터 소식으로 단기간에 집값이 급격히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7~8월 가격대로 회복한 수준"이라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을 때 가격이 뚝 떨어졌던 것이 정상화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와 같은 개발 계획이면 산업 등 여러 인프라 환경들이 함께 조성된다"며 "인구 유입이 이뤄지고 여러 환경이 갖춰지기까지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 자체가 수도권과 지방에서 온도차가 있다보니 산단 개발 소식이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며 "산단 개발은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부동산 하락장에 효과가 어느 정도 제한 적일 것. 또 단기간으로는 입주 물량 공급이 집값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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