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에 소액주주 700명 '뿔 난 채' 참석
서정진 진화에도 주주 질의 5시간 이상 이어져
셀트리온 개별 매출 2조 목표, M&A·합병 계획 밝혀
28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 700여명에 달하는 주주들이 현장 참석했다. ⓒ셀트리온
올해 제약바이오업계 주주총회 최고의 ‘핫 플레이스’는 단연 셀트리온이다. 한 때 20만원선을 뚫었던 주가가 15만원까지 떨어지자 성난 주주들은 주주총회 장소로 몰려들었다. 주총장에서는 현 사태에 대한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는 주주들과 서정진 회장의 복귀와 함께 경영진을 끝까지 믿어보자는 주주들로 갈라져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28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제32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는 700명에 달하는 주주들이 참석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2년 만에 서정진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가 결정되는 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돼 예년보다 많은 주주들이 몰렸다. 사람이 몰린 만큼 소요도 있었다. 옹호 주주연대와 비판 주주연대는 총회 시작 전부터 대립각을 세우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머리띠·어깨띠까지 쓴 소액주주들 “내 돈 돌려내라”
일부 소액주주연대가 참석 주주들에게 머리띠와 어깨띠를 배부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성아 기자
셀트리온을 비판하는 일부 주주들은 지금의 주가 하락 사태에 대해 현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주총장 입구에서부터 ‘서정진 사퇴’ 등의 문구가 적힌 머리띠와 어깨띠를 총회 참석 주주들에게 나눠주며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이에 주총 시작 전부터 '옹호 주주'들과 '비판 주주'들간 다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부 비판 주주연대가 주총 시작 전부터 분위기를 흐린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을 지켜보던 한 주주는 “지금 주가가 말이 아니다보니 다들 많이 예민해져 있다”며 “셀트리온 주주들은 장기 투자자가 많고 그만큼 손실금액이 큰 소액주주들이 많다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주총 개회 시간인 오전 10시가 지나서도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자 서정진 명예회장(현 공동의장)이 직접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서 명예회장은 “주총에 앞서 주가 하락 사태에 대해 주주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래도 주주총회는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협조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사 선임·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시끌’...주주 강제 퇴장 사태도
제32기 정기 주주총회 상정 안건은 ▲제32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총 4건이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안건은 제2호 이사 선임의 건과 제3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었다. 일부 주주들은 기우성 대표의 재선임에 대해 "2년간의 경영실패에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서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의장의 보수에 대해 불만을 보였다.
제2호 선임 안건 의결 과정에서는 기우성 대표이사 부회장과 일부 주주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주주가 의결 과정 내 질의에서 기 대표에 대해 경영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해 의사 진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옹호 주주와 비판 주주의 갈등이 일었다. 한 옹호 주주가 “지금까지 발언을 이어 온 주주들(일부 비판 주주)이 모든 주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기우성 대표의 경우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고 지지하자, 일부 비판 주주가 욕설을 내뱉은 것이다. 의장인 기 대표는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해당 주주를 강제 퇴장시켰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안건은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사 선임 안건 의결에 따라 서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 공식적으로 복귀하게 됐다. 기 대표는 안건 의결을 마무리하면서 “사랑이 없으면 크게 야단도 안친다고 생각한다”며 “빠르게 다시 주가를 안정화시켜서 주주들이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서정진, 현장경영 시동 “한 달에 3분의 1은 현장에 있겠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현 이사회 공동의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셀트리온
서 명예회장은 경영 복귀 후 ‘현장경영’ 행보를 약속했다. 서 명예회장은 “이미 유럽 27개국과 미국, 캐나다, 동남아시아 등 현장을 직접 챙겼다”며 “앞으로는 경영진으로서 직접 현장을 지휘하며 한 달에 3분의 1은 현장에 있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매출 목표와 인수합병(M&A), 3사 합병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서 명예회장은 “올해나 내년 셀트리온 개별 매출 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2, 3년 뒤에는 3조5000억원 달성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리형 회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영업까지 챙기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박스터 인터내셔널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 인수에 대해서는 “박스터는 하나의 선택지일 뿐 상반기는 지켜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올해 연말에는 M&A 관련 소식도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3사 합병에 대해서도 “합병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7월 금융감독원 마지막 행정 절차가 끝나면 속도를 내서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열린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총회 역시 전 안건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로써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3사의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서 명예회장은 서진석 의장과 함께 이사회 공동의장으로서 2년간 그룹 경영을 직접 챙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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