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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라 가능’ FA 정찬헌 2배 역제안 미스터리


입력 2023.03.28 14:55 수정 2023.03.28 14:56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선수 측 제시액보다 약 2배 많은 액수에 FA 계약

대체 선발 및 롱릴리프, 선수에게도 동기부여 제공

정찬헌은 쓰임새가 많은 투수다. ⓒ 뉴시스 정찬헌은 쓰임새가 많은 투수다. ⓒ 뉴시스

FA 미아가 될 뻔했던 투수 정찬헌(33)이 원소속팀 키움의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정찬헌은 27일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옵션 최대 2억 6000만원 등 총액 8억 6000만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했으나 정찬헌을 불러주는 구단은 없었다. 특히 2023시즌 시범경기 일정이 시작됐기 때문에 각 팀 전력 구성이 모두 마친 상황이었고 정찬헌 역시 FA 미아가 될 뻔했다.


그런 정찬헌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정찬헌 측은 키움 구단에 계약기간 2년, 계약금 1억 5000만원, 연봉 1억원, 옵션 최대 1억원 등 총액 4억 5000만원의 조건을 최종적으로 전달했다.


그러자 키움 구단은 선수의 제시액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금액을 역제안한 것.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협상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연봉 협상 과정에서 S급 선수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선수는 자신의 가치를 높게 부르고, 구단은 어떻게 해서는 깎기 마련이다.


정찬헌 역시 지난 5달간 FA 협상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고 사인&트레이드가 언급되는가 하면, 시범경기 때까지 보금자리를 찾지 못해 올 시즌 무적 신세가 될 뻔 했던 선수였다. 그럼에도 키움은 선수의 제시액보다 2배 가까운 액수로 마음을 잡는데 성공했다. 어떻게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


정찬헌(사진 왼쪽)과 고형욱 단장이 FA 계약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 키움 히어로즈 정찬헌(사진 왼쪽)과 고형욱 단장이 FA 계약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 키움 히어로즈

33세의 정찬헌은 여전히 쓰임새가 많은 투수다.


2008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389경기에 출전했고 741이닝 동안 48승 53패 28홀드 46세이브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다. 특히 2021시즌 LG서 키움으로 이적한 뒤에는 선발 한 축을 맡아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99의 호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선발은 물론 롱릴리프, 때에 따라 마무리 투수까지 맡을 수 있는 자원은 그리 많지 않다.


키움은 올 시즌 안우진을 필두로 요키시-후라도의 두 외국인 투수, 그리고 최원태, 장재영으로 5선발 체제를 꾸릴 예정이다.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부상이나 로테이션 조정 등의 상황과 마주할 때가 있다. 이때를 대비해 6번째 선발 자원을 확보해둬야 하는데 만족스러운 경험과 기량을 지닌 정찬헌이 제격이다.


또한 선수 측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으나 키움 구단은 4억 넘는 돈을 더 얹어주며 선수의 사기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옵션을 2억 6000만원으로 매겨 선수 측 제시안(1억원)보다 더 크게 설정함으로써 강한 동기부여도 함께 제공한 상황이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다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게 된 정찬헌이 자신의 가치 이상의 활약으로 선수와 구단 간 ‘윈윈 계약’의 사례로 남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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