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이 10일 저녁 8시 45분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2008 베이징 올림픽 D조 본선 2차전을 치른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하는 한국으로서는 1차전서 카메룬과 1-1로 비긴 터라 이탈리아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이탈리아가 지난 7일 온두라스전서 매서운 공격력과 안정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3-0 완승을 거두면서 한국전에서도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칠 공산이 크다. ´박주영 중심´의 공격을 펼치는 한국이 이탈리아전서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
이날 경기는 양팀의 공격 중심인 박주영(23,서울)과 세바스티안 지오빈코(21, 유벤투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경기결과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화호는 지난달 국내에서 치른 세 번의 평가전에서 ´박주영 시프트´에 대한 철저한 대비 속에 올림픽을 치르고 있고, 이탈리아는 온두라스전서 지오빈코의 출중한 공격력을 앞세워 손쉽게 승점 3점을 따냈다.
이미 박성화 감독은 이탈리아전을 앞둔 8일 인터뷰를 통해 “카메룬전서 맹활약을 펼친 신영록(수원)를 타겟맨으로 활용하고 박주영이 그 뒤를 받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4-4-1-1 포메이션 구사를 시사했다. 반면 온두라스전서 4-3-2-1 포메이션을 활용했던 이탈리아는 한국전에서도 지오빈코를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주영과 지오빈코의 정확한 포지션은 이탈리아어로 ´트레콰르티스타(Trequartista)´다. 3/4지점에서 활약하는 선수로서 공격진 바로 아래서 움직이면서 창조적인 경기를 하는 포지션을 의미한다. 그 자리가 처진 공격수 또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다. 생각하는 축구 방식과 화려한 기술을 앞세워 경기를 치르는 박주영과 지오빈코의 경기력과 맥이 닿는다.
공교롭게도 박주영과 지오빈코는 왼쪽에 치우치는 공격 패턴으로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는 공통점을 지녔다. 올 시즌 서울에서 왼쪽 윙어로 활약했던 박주영은 카메룬과의 후반전에서 왼쪽 측면에 포진해 한국의 공격을 활기차게 이끌었으며 지오빈코는 유독 왼쪽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경우가 많은 데다 지난 온두라스전에서는 페널티 박스 왼쪽 바깥에서 왼발 중거리슈팅을 꽂아 넣으며 ´왼쪽´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이번 경기는 ´트레콰르티스타´인 박주영과 지오빈코의 창의적인 공격력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둘의 활약을 비교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카메룬전서 귀중한 골을 넣으며 부활을 알린 박주영은 자신의 장점이었던 화려한 발재간과 빠른 스피드, 지능적인 공격 전개가 3년 전 움직임으로 되돌아왔다. 지오빈코는 164cm의 단신을 뛰어넘어 민첩성과 기술, 넓은 시야를 앞세워 큰 키의 선수들을 차례로 농락 중이다.
물론 트레콰르티스타의 맹활약 전제조건은 ´걸출한´ 타겟맨의 활약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 박주영이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봤던 카메룬과의 전반전에서 부진했던 원인은 자신의 성향이 포스트 플레이와 맞지 않는 이근호(대구)가 타겟맨으로서 부진했기 때문.
박성화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신영록을 타겟맨으로 교체 투입시켜 상대팀 수비진을 집중 공략하도록 주문했고, 이것이 적중하면서 왼쪽에서 프리롤 역할을 수행했던 박주영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그런 예에서 이번 경기는 박주영과 지오빈코를 최전방에서 뒷받침하는 타겟맨 신영록과 토마소 로키(라치오)의 활약이 중요하다.
신영록은 ´한국의 드록바(영록바)´라는 별명처럼 체격 큰 상대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제압하는 경기력이 장점이다. 올해 31세의 로키는 세리에A에서 오랫동안 쌓아왔던 경험이 23세 이하 선수들로 즐비한 한국과 이탈리아 선수들과 다른 특징을 지녔다. 온두라스전서 결장했던 로키는 세리에A에서 4시즌 연속 10골 이상 기록한 골잡이.
그 외 이탈리아의 타겟맨 자원은 로키 이외에도 주세페 로시(비야 레알) 로베르토 아쿠아프레스카(칼리아리)를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 안토니오 노체리노(유벤투스)가 같은 팀 선수인 지오빈코의 공격력을 뒷받침하고 있어 한국 수비진을 뚫기 위한 ´아주리 공격의 젖줄´ 지오빈코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성화호는 박주영 중심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부상으로 온두라스전에 결장했던 김승용(광주)을 왼쪽 윙어로 출전시킬 계획이다.
박주영과 신영록, 김승용은 2004~2005년 청소년 대표팀 시절 한국 공격의 삼각 편대를 형성하며 서로 호흡이 척척 맞는 선수들. 미드필더진에는 박주영과 소속팀이 같은 기성용과 이청용(이상 서울)이 포진하고 있어 이탈리아전서 박주영의 공격력을 적극 도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국-이탈리아는 박주영과 지오빈코를 활용하는 ´창´의 열띤 공방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어느 팀의 ´창´이 더 날카롭고 단단할지 그 과정과 결과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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