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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김다미, 청춘의 '소울메이트'


입력 2023.03.26 09:05 수정 2023.03.26 09:0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여성들의 우정 소재, 감정적인 영향

2018년 '마녀'로 충무로에 혜성같이 등장한 김다미. JTBC '이태원 클라쓰', SBS '그 해 우리는' 등 브라운관에서도 뛰어난 연기력과 말간 얼굴로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를 만들어내며 대중에게 '김다미'라는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김다미는 두 번째 영화 주연작 '소울메이트'에서 한층 폭 넓고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준다.


'소울메이트'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 분)와 하은(전소니 분), 그리고 진우(변우석 분)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로, 민용근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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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에서 살인 병기로 길러진 자윤을 연기했던 김다미는, 차기작에서 현실적인 캐릭터를 만나고 싶었다. '소울메이트' 제작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의 추천을 받아 시나리오를 읽게 됐고, 미소의 자유로움에 매료됐다. 원작인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도 인상적으로 보게 되면서 더욱 욕심이 났다.


"원작을 봤을 때 여자들의 우정을 소재로 섬세한 감정이 돋보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 감정적으로도 큰 영향을 줬어요. '소울메이트' 시나리오는 배경이 제주도라 원작과 분위기 자체가 다를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제주도라는 공간감에 한국적인 정서를 덧입혀서 이입이 쉽게 됐고 읽고 나니 울컥했어요. 미소도 섬세하고 신기하고, 섬세해서 매력적인 캐릭터라 연기하고 싶었고요."


미소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미소는 어린 시절 불안정한 가정 환경 속에 놓였지만, 언제나 당당한 심지를 가지고 있다. 이를 하은이 알아본 것이다. 김다미는 민용근 감독과 작품 외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미소와 닮은 점을 찾아 끌어내려 했다.


"친구들과 있을 땐 어린 미소의 밝은 지점이 제 모습과 많이 비슷해요. 또 혼자 아픔을 겪고 해결해나가는 점도요. 우리끼리 이야기 했을 땐 미소와 하은이 닮은 듯 달랐으면 좋겠다는 것이 비슷하고요. 미소가 자유로워 보이지만 하은이처럼 섬세한 부분이 있고, 안정적인 삶을 꿈꾸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바탕으로 연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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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는 10대부터 30대의 미소를 연기하면서 많은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야 했다. 10대는 자유로운 청춘, 20대는 불안정한 청춘, 30대는 자신 앞에 놓인 상황을 차분하고 현실적으로 직시한다.


"어린 시절은 정말 찍으면서 쾌감이 느껴졌어요. 미소는 무엇을 해도 자유로운 성격이라 용인되는 게 있거든요. 일하는 것 같지 않고 놀러 가는 기분이었어요. 어른이 된 후, 미소의 차분해진 분위기와 감정 표현에 대해 고민 했어요. 어린 시절은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이후에는 감정 표현이 많았거든요. 눈물을 흘릴 때도 엉엉 울어버릴지, 무표정한 상태로 갈지 등등 감독님과 많은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은을 연기한 전소니와는 촬영을 하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서로가 닮았기 때문에 조금 더 서로를 믿을 수 있었고 실제 케미스트리가 영화 속 미소와 하은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었다.


"서로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천천히 다가가죠 그런 점이 (전)소니 언니와 잘 맞았어요. 연기적으로도 본인 캐릭터 뿐 아니라 미소까지 이해해 주는 사람이었죠. 그런 점들이 많이 고마웠어요."


미소와 하은이 화장실에서 처음으로 속내를 토해내는 장면은 가장 어려운 촬영 중 하나다. 이 장면은 하은이 남자친구 진우의 집 앞에서 미소와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한 후 서로의 감정이 타오르다 축축이 젖어들어간다. 너무 아끼기 때문에 상처 받을까 무서워 표현을 아꼈던 이들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관계를 후회하는 신으로 '소울메이트'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그 신만 하루 종일 찍었어요. 그래서 감정을 길게 유지했어야 했죠.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들어가서 일단 해봤어요.(웃음) 감정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여기서 이 감정이 맞을까, 다른 방식은 을까'라는 의심과 생각을 끊임없이 했던 것 같아요."


김다미는 자신의 인생 포인트를 데뷔작 '마녀'라고 말한다. '마녀'로 인해 하고 싶은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고, 인생의 많은 것들을 달라졌다. 이후 현재까지 쉼 없이 달려오니 또 한 번 주위가 변하고 스스로도 성장했다고 느끼고는 한다.


"'마녀' 때는 너무 연기를 잘하고 싶어서 저밖에 못 봤다면 지금은 많은 현장을 겪고 나니 넓게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스태프들이 만들어낸 현장 어디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거든요. 그런 부분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나름대로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지점이에요."


김다미는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잘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사람, 나은 연기를 위해 달릴 뿐이다.



"나의 3~40대도 연기를 사랑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연기를 향한 제 마음이 변하지 않길 바라요. 아직 작품을 많이 한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역할들이 많거든요. 3~40대에는 어느 정도 경험을 한 상태에서 새로운 걸 찾아가는 김다미가 되고 싶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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