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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콜키지족 엇갈린 반응…외식업계 “부담 가중” VS 소비자 “제 밥그릇 챙기기”


입력 2023.03.21 06:41 수정 2023.03.21 06:4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소주값 논란 이후 콜키지 식당 관심↑

외식업계 “매출 도움 되지만 구인난 속 손님 대응 어려워”

소비자 “식당이 주류 가격 높게 책정해 나타난 현상”


서울시내 한 음식점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가 넣어져 있다.ⓒ뉴시스 서울시내 한 음식점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가 넣어져 있다.ⓒ뉴시스

최근 ‘소주값 6000원’ 논란을 계기로 손님이 직접 술을 가져가서 마시는 이른바 콜키지족 급증하면서 현장에서는 소비자와 외식업계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외식업계는 손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인 만큼 매출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구인난 속 다양한 요구에 응대가 어려워 부담이 커진다는 입장인 반면, 일부 소비자들은 시중 가격 대비 비싸게 주류를 판매해 생겨난 문화인만큼 외식업계의 이 같은 반응이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21일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주값 논란 이후 콜키지 서비스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가 급증했다. 고물가 속 비용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직접 술을 가져가 먹는 문화가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이미 맛집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에는 콜키지 비용을 받지 않는 식당이나 비용이 저렴한 식당을 공유하고 찾아가 식사를 하고 후기를 남기는 일이 유행이 됐다.


이로 인해 고기구이 전문점 등 대형 식당이 아닌 중소형 식당까지 관련 문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프랜차이즈 소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한 2~3주 전부터 콜키지 여부나 비용을 묻는 전화가 예약 전화보다 많이 걸려 온다”면서 “코로나 분위기가 잠잠해진 것도 있겠지만 콜키지 비용을 안 받는다는 게 알려져서 그런지 작년 이맘때보다는 확실히 매출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고물가로 외식 수요가 줄면서 콜키지족은 식당이나 주점이 손님을 유치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반응 또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외식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인건비, 임대료, 공공요금부터 각종 식자재까지 오른 가운데 점주 입장에서는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음식값 인상 대신 주류 가격을 올려 이를 메우는 게 부담이 덜하다”면서 “그런데 술을 손님들이 가져오기 시작하면 그만큼 마진이 적어질 수 밖에 없다. 매출과 마진 중 하나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외식업계의 심각한 구인난도 콜키지 이용 손님에 대한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식전문점을 운영하는 B씨는 “술 손님이 주로 몰리는 저녁시간에는 낮보다 사람 구하기가 더 어려운데 콜키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부 손님들의 경우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술자리다 보니 양해를 구해도 언성이 높아지거나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많아 차라리 콜키지 서비스를 중단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콜키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의 경우 대부분 그에 맞는 잔과 얼음 등을 제공하는데 주종이 바뀔 때마다 잔을 교체하고 준비를 새로 해야 하는 점이 부담된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라 제 때 대응을 하지 못해 갈등이 생기기도 하다 보니 서비스 중단을 고민하는 점주들도 늘고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받는 서비스인 만큼 이 같은 반응이 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는 “콜키지 비용이 무료라고 해도 대부분 손님들이 음식값에 그 비용이 녹아있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실제로 이런 식당들은 다른 곳에 비해 음식값이 비싼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제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직장인 장모씨는 “콜키지 문화가 확산된 배경에는 식당이나 주점에서 과도하게 술값을 높여 받았기 때문”이라며 “술값이 100~200원 오를 때 판매가는 500~1000원씩 오르다 보니 소비자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 자신들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제 밥그릇 챙기기로 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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