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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탓까지’ 토트넘 콘테 감독 경질 초읽기…손흥민에게 득?


입력 2023.03.21 15:39 수정 2023.03.21 15:4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구단 상층부 이어 선수단까지 싸잡아 비판한 콘테 감독 경질 유력

손흥민에게 보낸 두터운 신뢰 아쉽지만 페리시치 전술 철회 기대↑

손흥민-콘테 감독. ⓒ AP=뉴시스 손흥민-콘테 감독. ⓒ AP=뉴시스

토트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경질이 임박했다.


21일(한국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이 콘테 감독 거취를 놓고 측근들과 논의 중인데 금주 중 경질이 유력하다.


레비 회장이 경질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사우샘프턴전 이후 콘테 감독이 늘 저격해왔던 구단은 물론 선수들에게도 패배의 탓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날 꼴찌 사우샘프턴을 잡지 못하고 승점1 추가에 그친 토트넘(승점49)은 3위 도약에 실패했다. 최근 5경기 1승2무2패.


콘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기적인 선수들이 보인다. 서로 도우려 하지 않고, 마음을 주지 않는다"며 "20년 동안 구단주가 있었지만, 왜 아무것도 얻지 못했는가. 구단 혹은 이곳에 있던 모든 감독에게만 잘못이 있는 것인가"라고 구단과 선수단을 싸잡아 비판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제이미 캐러거는 SNS를 통해 “아무래도 콘테가 경질당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 토트넘은 당장 분위기를 해치는 콘테를 해임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콘테 감독이 떠나면 라이언 메이슨 코치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이슨 코치는 무리뉴 전 감독이 해임된 2021년에도 임시로 토트넘을 이끌었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 중인 만큼 3월 A매치 휴식기 중 신임 감독을 선임할 가능성도 살아있다. 현지 언론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 감독 등을 후보로 지목했다.


올 시즌 손흥민이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을 때도 “손흥민은 로봇이 아니다. 그를 기다려줘야 한다”며 현지언론과 팬들의 비판 속에도 ‘손흥민 선발’을 고수했던 인물이 콘테 감독이다. 손흥민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낸 것은 맞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손흥민이 올 시즌 고전하는 원인 중 하나가 콘테 감독의 꺾이지 않는 전술 고집이다.


손흥민-페리시치. ⓒ AP=뉴시스 손흥민-페리시치. ⓒ AP=뉴시스

콘테 감독이 지난 여름 영입한 이반 페리시치와의 공존 문제다. 크로아티아가 준우승한 2018 러시아월드컵 포함 A매치 113경기(32골)를 뛴 베테랑 페리시치는 측면 공격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자원이다. 페리시치는 콘테 감독이 토트넘에 부임하기 전부터 아끼는 선수 중 하나다. 페리시치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임대 생활을 마치고 인터 밀란으로 건너와 2020-21시즌 콘테 감독과 세리에A 우승을 경험했다.


문제는 손흥민과 공존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은 좌측 윙백 레길론, 세세뇽과 원활하게 호흡했다. 누가 윙백으로 서도 무난한 호흡 속에 좌측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에 집중했다. 하지만 콘테 감독이 페리시치를 영입한 뒤 손흥민 활용법은 달라졌다. 페리시치 공격력을 극대화하고자 손흥민을 좀 더 중앙 쪽으로 활용했다. 전술만 들었을 때는 그럴싸하지만, 기대 만큼 효과가 없었다. 페리시치의 패스나 크로스를 통한 득점은 많지 않았다.


반면 지난 시즌 득점왕에 등극했던 손흥민의 득점력은 뚝 떨어졌다. 왼쪽 수비수 페리시치를 공격에 참여하게 하면서 손흥민의 수비 부담만 늘었다. 손흥민은 체력이 떨어져 공격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콘테 감독이 물음표를 들고 와서 확실한 카드를 덮어버린 꼴이다.


현지언론들의 지적이 있어도 콘테 감독은 좀처럼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손흥민을 위한 팀을 만들 수는 없지만, 토트넘 공격력을 극대화하려면 ‘EPL 득점왕’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데 콘테 감독은 그렇지 못했다. 인간적인 신뢰 관계는 아쉽지만, 콘테 감독의 경질은 손흥민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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