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내 아이돌도 JMS 신도?…연예 기획사들 ‘사이비 종교’ 주의보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3.03.17 14:01  수정 2023.03.17 14:01

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 후폭풍 부는 연예계

연예계에 사이비 종교 경계령이 내려졌다. 일부 기획사에서는 소속 아티스트들을 상대로 기독복음선교회(JMS) 색출 작업에 돌입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씨에 주요 연예 기획사들도 긴장한 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 신이 배신한 사람들’ 공개 이후 연예계에 불어 닥친 후폭풍이다.


ⓒ넷플릭스스

최근 한 기획사 관계자는 “소속 아티스트들 중 평소 종교가 있었던 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다니고 있는 곳이 JMS 등 사이비 종교가 아닌지 물어보고 있다. 혹시 지금은 아니더라도 과거에 가 본 적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순전히 아티스트의 말로만 확인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기획사로선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신이다’는 대한민국 현대사 속 ‘메시아’들과 이들 뒤에 숨은 사건과 사람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다. 총 8부작으로 제작된 이 프로그램은 JMS 정명석, 오대양 박순자, 아가동산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등의 실체를 담고 있다. 방송에서는 ‘믿음’을 담보로 신도들을 성폭행하거나 학대하는 교주들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특히 JMS 교주 정명석의 에피소드는 시리즈 중 가장 비중 있게 담겼다. 정명석은 수많은 젊은 여신도들을 성적으로 유린했고, 특히 직접 카메라 앞에 선 홍콩의 메이플이란 여성의 증언을 통해 정명석의 학대 사실을 가감 없이 공개해 큰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방송 공개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SNS 등에서는 JMS와 관련된 곳들의 주소 리스트가 공유되는 등 ‘JMS 신도 색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 과정에서 배우 강지섭과 아이돌 그룹 DKZ의 멤버 경윤 등은 JMS 신도로 지목돼 곤욕을 치렀다. 강지섭은 지난 12일 SNS를 통해 “4∼5년 전 단체에 나갔다가 내 신앙관과 이질감이 느껴져 떠났다”고 밝혔으나 비난이 이어지자 결국 SNS에 탈퇴했다. 경윤도 지난 8일 “부모님이 다니시는 일반 교회인 줄 알았다”면서 탈교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이미 JMS만의 특별한 교리인 ‘모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김도형 교수가 운영하고 있는 반 JMS 단체인 엑소더스 사이트에 따르면 JMS 내에서는 ‘모사’는 거짓말을 뜻하는 단어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거짓말을 해도 상관없다고 가르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선의의 거짓말’로 절대 죄가 아니고 오히려 칭찬 받을 일이며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교리다. JMS 관련자들이 법정에서 ‘정명석을 메시아로 믿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영향력 있는 연예인의 탈교 자체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이들이 정말 탈교를 했는지, JMS에서 말하는 ‘모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탈교 선언 자체만으로도 대중에겐 ‘이 종교는 잘못됐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고 말했다.


탈교 선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순기능도 보여지고 있다. ‘나는 신이다’에 소개된 또 다른 교주인 아가동산의 설립자 김기순의 실체도 연예계에서 화두에 올랐다. 특히 A 음반사가 김기순이 만든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소개됐다. 신도들의 헌금으로 설립된 A 음반사는 자사 유통망으로 음반을 산 소비자에게 아이돌 팬 사인회 응모 기회를 주는 회사다. ‘나는 신이다’를 통해 A 음반사와 아가동산의 연결고리가 조명되자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는 해당 음반사에 대한 불매 운동도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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