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답 내리지 않고 연기" [D:인터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8.24 10:25  수정 2025.08.24 10:26

신승호는 11년간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 그만둔 후 2016년 모델로 데뷔한 후, 2018년 웹드라마 ‘에이틴’에 출연하며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타고난 피지컬과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신승호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는 중이다. 넷플릭스 'D.P.'에서는 빌런 황장수 역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tvN '환혼’' 웨이브 '약한영웅 Class 1'을 거치며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이번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면모를 발산하는 신승호를 볼 수 있다.


신승호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에서 어머니의 실종이라는 상처를 끌어안고 사는 신부 도운으로 분했다. 도운은 믿음과 분노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하는 인물로, 영화 전체를 끌어가는 축이다.


"한국영화가 어려운 시기에 완성된 작품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고 의미 있었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건, 빠져들어서 볼 수 있는 힘이 있는 영화라는 점이었죠. 그게 마음에 들었어요."


그는 영화 주연 데뷔작 ‘더블패티’를 함께한 백승환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첫 만남이 출발점이었다면, 이번 재회는 배우로서 한층 무게감 있는 도전을 보여주는 자리가 됐다.


"사실 개인적인 친분을 배제하고 작품과 감독님, 저 자신을 위해 냉정하게 접근했어요. 대본을 봤을 때 어렵지만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해 선택했습니다. 저는 도전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였고, 디테일하게 연기할 부분이 많았죠.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더라고요."


신승호는 인물의 전사에 깊이 매달리기보다, 이미 드러난 설정을 발판 삼아 이후 펼쳐지는 사건 속에서 감정을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전사에 대해서는 대본이 큰 도움이 됐어요. 아버지가 신부이고, 어머니를 잃고 가정적 결핍을 안고 자라왔겠지만 요한 신부를 만나 잘 이겨내며 사제가 됐다고 전제했죠. 다만 서사 속 갈등이 워낙 많았기에 그 전사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실종 사건이 이미 글로 표현돼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를 연기하는 데 더 집중했어요."


처음으로 신부 역을 맡았던 신승호는 극 중 미사를 드리거나 기도문을 외우고 고해성사를 하는 등 신부의 엄숙함과 인간적인 면모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종교적 배경이 없던 그는 성직자의 위엄보다는 생활 속 친근한 면모에 주목하며 캐릭터를 준비해 나갔다.


"미사 장면을 준비할 때는 흑석동 성당에서 실제 신부님들의 일상을 보려고 노력했어요. 말씀하실 때나 식사하실 때, 가벼운 대화를 나누실 때도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실제 종교가 천주교가 아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도운은 어머니의 실종 사건과 얽힌 선우의 부모에게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결국 선우에게 고해성사하는 순간을 맞는다. 선우에게 건넨 고해은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 가한 질문이자 응징으로 겹쳐지며, 도운이라는 인물의 가장 무거운 순간으로 남는다.


"고해성사 장면은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했어요. 도운이가 지은 죄가 꼬마 아이에게 되물림되거나, 자기 자신에게 고백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스스로에게 작은 고백을 하고, 뒤에 채찍질은 자기 자신을 향한 체벌이었죠. '절 용서하지 마십시오'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도운은 끝내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신승호는 그 결말을 배우가 먼저 정의하지 않고, 관객이 해석할 수 있도록 흔들리는 여지를 그대로 품어냈다.


"저 역시도 가장 어려웠던 지점은 답을 내리지 않고 시작해야 했다는 점이었어요. '모르겠다'로 시작해서 '답을 내리지 말자'고 마음을 먹고 끝까지 갔습니다. 정도운이라는 인물이 복수를 할지, 인내할지, 회개할지, 흑화할지는 들키지 않았으면 했어요. 명확히 정의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신승호는 이 작품을 통해 연기 방식의 폭을 넓히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다.


"이번 작품은 제 목표이자 목적이었어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이미 쏟아내는 연기는 여러 차례 보여드렸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는 담아두고 절제하는 연기도 설득력 있게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기회이자 배움이었어요."


신승호는 앞으로 장르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연기에 도전할 계획을 밝혔다. 차기작은 배우 정우의 연출작 '짱구'다.


"안 해본 건 다 해보고 싶어요. 멜로는 당연히 해야 할 장르라고 생각하고 있고, 히어로물, 시대극,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아직 진짜 자신있는 영역은 보여드리지 않았거든요.(웃음) 연기가 재미있다는 느낀 장르가 코미디라, 꼭 코미디 연기를 제대로 보여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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