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이순호號 뒤늦은 출항…낙하산 오명 벗을까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3.02.28 15:36  수정 2023.03.0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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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전문성 비판’…경영 능력 입증해야

STO 제도권 안착 등 향후 과제도 산적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 ⓒ금융연구원

한국예탁결제원 차기 사장으로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이 선임됐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 출신으로 낙하산·전문성 논란을 빚어온 만큼 스스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 이를 불식시킬지 주목된다.


또 토큰증권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 시스템과 국채 통합 계좌 구축 등 3년의 임기 동안 추진해야 할 사업이 산적해 있어 과제 해결 능력이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원은 이날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순호 실장을 차기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이제 금융위원회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로 승인이 이뤄지면 본격적으로 3년의 임기가 시작된다.


예탁원 사장 선임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다소 늦게 구성되며 당초 예정보다 한 달 가까이 밀렸다. 이명호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 30일부로 만료됐으나 2월 말인 현재까지도 사장직을 맡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임추위는 사장직에 지원한 이 실장과 박철영 예탁원 전무,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에 대한 면접 심사를 진행한 뒤 이 실장을 최종 사장 후보자로 정해 결론을 이끌어냈다.


차기 사장으로 거론되기 시작 했을 때부터 노조를 중심으로 낙하산 인사 및 전문성 부족 논란이 일었던 만큼 이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이 신임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의 이력으로 노조로부터 정부의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조는 이 사장 선임을 낙하산 인사라고 몰아세우고 있는 만큼 출근 저지 등 당장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예탁원 노조는 성명을 통해 “은행법 전문가로 알려진 이순호씨는 예탁원의 주 업무인 자본 시장과는 전혀 무관하고 행정 경험은 물론 조직에서 인사·예산 등 지휘 감독 업무를 경험한 적이 없는 연구원에 불과하다”며 “자본시장의 중요 기관인 예탁원 사장 자리를 내정 받는 것이 지금 시대의 상식과 공정에 맞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 신임 사장은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노조와 구성원들과의 관계 설정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예탁결제원 노조원들이 지난 22일 오후 사장 후보자 면접 심사장 앞에서 낙하산 인사 반대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결국 예탁원의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스스로 전문성을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향후 예탁원 사업들에 대한 신속 정확한 의사결정을 통해 연착륙시키면서 자신을 둘러싼 비판을 없애야 한다.


이에 이 사장은 임기 시작과 함께 숨고를 틈 없이 업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STO의 자본시장 편입도 큰 과제다.


이달 초 금융위가 ‘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가운데 내년부터 전자증권 제도 아래서 발행이 어려웠던 다양한 권리가 증권화 되고 거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플랫폼 정착을 위해서는 시스템이 먼저 구축돼야 하기 때문에 예탁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평가 받고 있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국채통합계좌 구축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WGBI 편입 여부는 다음 달 결정된다.


WGBI는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로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주요 23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다. 지수 편입에 성공하면 원·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화되고 국내 채권 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 유형도 지금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예탁원은 국채통합계좌 구축을 위해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와 시스템 연계 협의를 하고 외국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이용을 홍보하는 등 서비스 개시를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당장 내달 정기 주총 시즌을 맞아 전자투표제 도입 확대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예탁원과 삼성증권 단 두 곳으로 경쟁에서 누가 이길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 여의도 한국예탁결제원 사옥 전경.ⓒ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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