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중 5곳, 바이오 신사업 낙점
2037조 규모, 반도체 시장보다 커진다
롯데 바이오 캠퍼스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의 시선이 ‘바이오’로 향했다. 국내 10대 그룹 모두가 바이오 산업과 다양한 방법으로 접점을 가지면서 미래 신수종 사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포스코·한화·GS·HD현대·농협) 모두 직·간접적으로 바이오 관련 사업을 전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가장 최근 출사표를 내민 곳은 롯데다. 롯데는 지난 4월 헬스케어 커머스 자회사 ‘롯데헬스케어’ 출범을 시작으로 5월 위탁생산개발(CDMO)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세우며 본격적인 바이오 사업에 돌입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통해 CDMO 사업에 시동을 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기업가치 20조원의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롯데와 같이 바이오 관련 계열사를 운영하는 곳은 삼성, SK, LG, HD현대(구 현대중공업) 총 5곳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롯데와 마찬가지로 최근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HD현대는 그룹 투자 계열사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2021년 12월 ‘신약 개발’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는 ‘암크바이오’를 설립해 기업집단에 포함했다. HD현대가 운영하는 아산병원과 연계해 바이오 신약 관련 연구개발에 도전한다. HD현대는 앞선 2019년 아산재단, 카카오와 함께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도 진출한 바 있다.
한화와 GS는 지분 투자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러브콜을 보냈다. 한화임팩트는 지난해 미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 바이오텍 ‘테세라 테라퓨틱스(Tessera Therapeutics)’에 약 3억달러를 투자하며 시리즈C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GS그룹은 지난 2021년 국내 보툴리눔 톡신 1위 기업 휴젤의 지분 47%를 1조7000억원을 들여 매입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대차, 포스코 등은 개별 사업을 통해 바이오 사업에 살짝 발을 담그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 ‘아이케어카(iCAREcar)’를 공개하며 DTx(디지털 치료기기, Digital Therapeutics)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모빌리티를 선보였다. DTx는 최근 고효율 의료기기 필요성 대두에 의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각광 받는 첨단 기술 분야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바이오 관련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계획은 없지만 아이케어카와 같은 사례처럼 관련 기술을 접목하는 프로젝트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경우 포스코인터내셔날이 신풍제약과 함께 세운 수단제약법인(GMC, General Medicines Company)을 통해 바이오 사업을 영위 중이다. 농협은 그룹 특성상 축산 등 그린바이오 사업을 운영하는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업계는 최근 대기업들의 연이은 바이오 사업 러브콜의 원인을 시장 성장성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오는 2028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은 2037조원 규모로 같은 기간 반도체 시장 예상 규모인 740조원보다 3배 큰 시장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60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시장의 2%에 불과한 25조원 규모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 성장 가능성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사업 자체가 대표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산업으로 새로운 파이프라인 개발에만 10년 이상의 시간이 들어가고 많게는 조단위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성공 확률은 10% 미만이다”며 “하지만 성공할 경우 국내 제약 산업 크기에 맞먹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에게는 매력적인 미래 먹거리”라고 설명했다.
이상원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제약산업학과 교수 역시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바이오 분야가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면서 좋은 선례를 남겼기 때문에 대기업들의 바이오 사업 진출 사례는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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