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 신용대출 사실상 전무
"이자 부담에 수요 줄었을 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각 사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벼랑 끝에 놓인 저신용 자영업자를 상대로 사실상 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본격적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취약 고객은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시장에서 소외된 소비자를 품겠다며 출범한 인터넷은행의 두 얼굴을 둘러싸고 지적이 나온다.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신용 7등급 이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는 신규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해당 신용등급은 은행연합회 비교 공시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신용점수제 도입 이전에 쓰이던 신용등급과는 다른 수치다. 은행별 부도율을 기준 삼아 10등급 체계로 변환해 매긴 값이다.
회사별로 보면 케이뱅크는 1~4등급의 개인사업자에게만 대출을 내줬다.카카오뱅크는 1~5등급까지, 토스뱅크는 1~6등급까지 자영업자에게 대출이 나갔다.
공시 대상 19곳 국내 은행들 중 인터넷은행을 제외하면, 조사 대상 기간 7~10등급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실적이 없는 곳은 KDB산업은행과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뿐이다. 이중 산업은행과 씨티은행은 현재 개인사업자 신규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기존에 받았던 대출 중 만기연장 되는 대출만 지표에 잡힌다.
인터넷은행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혁신과 포용금융을 통한 '금융권 메기' 역할까지 약속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2월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했다. 그해 5월에는 개인사업자대출 노하우를 쌓아 한도 5000만원의 '사장님 마이너스 통장'을 선보였다. 케이뱅크도 같은해 9월 최대 1억원 한도의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사장님 대출'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까지 같은 해 11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당시 카카오뱅크는 "대안평가모델을 위해 금융 이력 부족 고객에게 합리적인 평가 체계를 제공해 금융포용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이 저신용 자영업자 대출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포용금융과 혁신금융의 역할, 설립 취지에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기존 시중은행이 포용하지 못하는 신용점수가 낮은 사람들이 사채 시장으로 빠지는 것을 막고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게 하자는 취지로 탄생했다.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도 각각 부여받아 매년 이를 달성해야하는 과제도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사업이 출시된지 오래되지 않았고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많아지면서 수요가 다소 적었던 측면도 있다"며 "시중은행에서 받지 못한 중저신용자까지 대출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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