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매출 목표 900억…흑자 전환 기대
"고객 우선 원칙 온라인 금융지주가 꿈"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가 2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규직 설계사의 모든 업무 절차를 디지털화하면서 신뢰와 생산성을 다 얻을 수 있었다."
보험 분석·추천 애플리케이션 시그널플래너를 운영하는 정윤호 해빗팩토리 공동대표는 2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나 "보험설계사가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가져가는 구조에서는 고객 입장에서 최대 이익을 주는 상품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라며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 보험에 대해 쉽고 편하게 알고, 소비자에게 최우선 이익이 되는 상품을 추천해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인슈어테크 업계에서는 정규직 설계사 모델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다른 인슈어테크와 핀테크 업체들도 정규직 설계사 시스템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결국 생산성 문제 때문이었다. 최선의 보험상담으로 고객 만족도는 높아질지언정, 기본급이 보장된 설계사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계약 체결에 나설 유인이 떨어진다는 게 공통적인 문제였다.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가 2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면 해빗팩토리는 고객의 보험 분석부터 최적 상품 비교·추천까지 전 과정을 최대한 시스템화하면서 생산성 문제를 극복했다. 분석용 데이터를 정확히 분류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인공지능을 고도화하는 등 2년 넘게 프로세스 개선에만 집중해 사람 설계사가 개입하는 영역을 최대한 줄였다. 대부분의 절차는 카카오톡 상담으로 진행되며 보험 계약 단계에서만 대면으로 진행된다.
정 공동대표는 "보험 점검이 필요한 고객이 직접 앱을 찾고, 부족한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라 가입을 강요하지 않는다. 귀찮게 전화하는 일도 없으니 만족도도 높다"고 전했다.
고객뿐 아니라 설계사도 윈윈 중이다. 시그널플래너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설계사 1명당 매출은 2847만원으로 기존 GA 업계 설계사(390만원) 보다 약 7.3배 높다. 설계사당 월 초회보험료도 약 219만원으로 GA 업계 평균(30만원)을 일곱 배 가량 웃돈다.
덕분에 시그널플래너는 인슈어테크 업계에서 흔치 않은 사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손익분기점을 넘긴 정 공동대표는 올해 매출은 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매출 목표는 900억원이며 흑자 전환도 기대하고 있다. 시그널플래너로 체결된 보험계약의 98%는 수익성이 좋은 장기인보험이 차지한 덕분이다.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가 2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 공동대표는 최근 연금관리 분야에도 도전장을 냈다. 앱에서 여러 금융 기관의 연금 자산을 한눈에 파악하고 가입 금액을 바탕으로 한 수령 예상액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세제혜택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연금 상품 안내도 이뤄진다.
정 공동대표는 "보험도 미래를 위해 쓰는 큰 돈이고, 이를 오래동안 내야도는데, 연금도 30년 동안 번 돈으로 나머지 30년을 사는데 꼭 필요한 자금"이라며 "매달 내야하는 돈을 최대한 일찍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대출중개 서비스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제휴사를 늘리는 모델보다 어떤 대출이 고객에게 최우선의 이익이 될지 다양한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공동대표의 최종 꿈은 '온라인 금융지주'가 되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서비스가 나왔어도 여전히 보험은 어렵고 복잡하다"며 "내년은 보험 관련 사업 모델을 탄탄히 다질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고객에게 최적의 금융서비스라는 원칙을 지키는온라인 금융 지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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