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2022년 ‘올해의 인물’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투혼'(The Spirit of Ukraine)을 선정했다. 러시아 침공에 두려움 없이 맞서며 전 세계에 꺾이지 않는 저항 의지와 용기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타임은 7일(현지시간) 특집기사를 통해 “용기도 두려움만큼 널리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투혼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배경을 밝혔다. 에드워드 펠센털 타임 편집장은 이번 결정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명쾌한 선정”이라며 “키이우를 떠나지 않고 남아서 지지를 결집하기로 한 젤렌스키의 결정은 운명적이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인들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뒤 물러서지 않고 저항에 나서 잃어버린 영토를 회복하고 있다.
코미디언 출신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발발 후 하루도 빠짐없이 공개 연설로 국민 사기를 북돋우고 서방의 군사·재정 지원을 끌어낸 것은 물론 최전선을 직접 방문해 전쟁 지도자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펠센털 편집장은 “젤렌스키는 지난 수십 년간 전혀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세계를 움직였다”며 “2022년 세계는 젤렌스키의 박자에 맞춰 행진했다”고 말했다.
함께 선정된 우크라이나의 투혼에 대해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수많은 사람이 구현한 정신”이라며 이름 모를 병사들과 종군 기자, 사람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요리사와 의사들을 그 사례로 들었다. 사실상 침공에 저항한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선정한 셈이다.
타임은 1927년부터 올해의 인물을 뽑아왔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을 꼽는다.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도 1938년 올해의 인물에 뽑혔다. 지난해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정됐다.
타임은 지난해부터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후보군에는 이란 반정부 시위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 대법원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