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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의 기다림’ 결과로 증명한 명장 벤투의 빌드업


입력 2022.12.03 02:55 수정 2022.12.03 03:01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벤투호, 포르투갈전 역전승으로 16강 진출 성공

4년 동안 완성시킨 빌드업 축구로 경쟁력 입증

한국 축구 16강 진출.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 축구 16강 진출.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4년 전 벤투 감독이 부임하고 ‘빌드업 축구’를 천명했을 때 많은 이들이 어림도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인고의 시간을 거친 한국 축구는 월드컵 무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선보였고 벤투 감독은 결과로 증명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H조 최종전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한 대표팀은 가나를 꺾은 우루과이와 승점 및 골득실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앞서며 기적적인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제 대표팀은 오는 6일 오전 4시 G조 1위팀과 16강서 맞붙는다. G조 1위는 우승후보 브라질이 유력하다.


대표팀은 전반 5분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27분 김영권이 코너킥 과정에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후반 46분 손흥민의 발끝에서 기적이 시작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고 수비수들이 자신에게 집중되자 뒤이어 따라오던 황희찬에게 공을 내줬고 감격적인 역전골로 연결됐다.


벤투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벤투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직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벤투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 당시 이례적으로 코치진들을 대동하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벤투 감독은 빌드업 축구를 강조하며 한국 축구의 체질 개선을 천명했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한국 축구는 세계 무대에서 선수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역습 한 방에 의한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간간이 소집되는 대표팀에서 선수들 간의 연계 플레이가 가능할지도 의문이었다.


많은 언론과 축구 전문가들은 빌드업 축구가 한국 현실에 맞지 않아 실패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4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의 축구 철학에 대한 믿음을 꺾지 않았다.


그렇게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됐고 한국 축구는 전혀 다른 축구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벤투호는 비록 패했으나 아프리카 복병 가나를 경기력에서 압도했고, 이번 포르투갈전에서도 90분 내내 팽팽한 힘 싸움을 이어나갔다. 매번 수비 라인을 뒤로 물려 공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선수 기용 면에서 폭넓지 못하다는 지적도 흔쾌히 받아들인 벤투 감독이다. 벤투 감독은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이강인을 외면했으나,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시킨 뒤 이번 조별리그서 조커로 활용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 월드컵 역사에 있어 팀을 16강에 올려놓은 세 번째 감독(2002년 히딩크, 2010년 허정무)이 됐다. 무엇보다 앞선 지도자들과 다르게 한국도 경기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고 한국 축구 명장 반열에 오르게 됐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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