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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생명 연금보험 '돌풍'…고객 관리는 '숙제'


입력 2022.12.02 06:00 수정 2022.12.02 06: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초회보험료 빅3 생보사로 '쑥'

성장 먹거리 두고 경쟁 본격화

서울 서소문동 AIA생명 본사 전경. ⓒAIA생명 서울 서소문동 AIA생명 본사 전경. ⓒAIA생명

AIA생명의 연금보험 판매량이 올해 들어 여섯 배 넘게 불어나면서 단숨에 생명보험업계 3위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회사 규모가 업계 중하위권에 그치는 AIA생명이 연금보험 시장에서 만큼은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이런 와중 AIA생명의 연금보험에 가입했다가 채 한 달도 안 돼 계약을 해지하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보다 촘촘한 고객 관리는 향후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보사가 올해 상반기 연금보험에서 거둔 초회보험료는 총 1조3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1890억원) 늘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납입한 보험료로, 보험업계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주요 대형 생보사들의 흐름을 보면 우선 삼성생명의 연금보험 초회보험료가 7387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0.3%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관련 실적 역시 108.0% 늘며 생보업계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교보생명의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855억원으로 20.0% 줄었다.


이들 3대 생보사를 제외하고 연금보험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AIA생명이다. AIA생명의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1022억원으로 532.8% 급증했다. 이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 이어 생보업계 세 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로, 교보생명까지 제쳤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생명보험사 연금보험 초회보험료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생명보험사 연금보험 초회보험료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특히 AIA생명이 생보업계 내 중위권 정도에 위치한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더욱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AIA생명이 보유 자산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7조7586억원으로 생보사들 중 열네 번째에 위치하고 있다.


AIA생명의 연금보험 확장 배경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생보업계의 성장에 정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연금보험이 타개책이 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생보업계의 수입보험료는 0.3% 증가에 그치며 사실상 성장이 멈출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 올해 상반기 생보업계 상품들 중 보장성보험을 제외하고는 저축·연금·변액보험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연금보험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공적연금 개혁 문제가 떠오르면서 사적연금 활성화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생보업계의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AIA생명의 연금보험에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만큼 상품에 가입했다가 금세 불만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AIA생명이 판매한 연금보험 신계약 중 청약철회가 이뤄진 비율은 12.1%로 전년 동기 대비 2.5%포인트 상승했다. 건수로 봐도 AIA생명의 연금보험에서 발생한 청약철회는 444건으로 같은 기간 대비 109.4%나 증가했다.


청약철회는 고객이 불필요한 보험에 가입했다고 판단했을 경우 청약일로부터 30일 이내 혹은 보험 증권을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보험계약을 철회할 수 있는 제도다. 보험사는 철회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보험료를 돌려줘야 하고 이를 넘기면 이자까지 줘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약철회가 소비자보호를 위해 활용되는 장치이긴 하지만, 갑작스런 증가는 불완전판매의 조짐일 수 있는 만큼 선제적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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