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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국내 음악 영화 흥행 부재'…국내 최초 뮤지컬 영화가 보여준 가능성


입력 2022.09.26 14:02 수정 2022.09.26 10:3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8일 개봉

뮤지컬 '영웅'도 영화화

국내에서 뮤지컬 영화 및 음악 영화의 흥행은 할리우드에게나 해당했던 이야기다. '레미제라블'(2012) 583만 명, '라라랜드'(2016) 376만, '미녀와 야수'(2017) 515만 명, '위대한 쇼맨'(2017) 170만 명, '맘마미아'(2018) 229만 명, '알라딘'(2019) 1279만 명 등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는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한 장르로 인식됐지만 국내 영화 장르로써는 낯설다. 추억의 음악들이 영화의 줄거리의 뼈대가 된 음악 영화 역시 국내에서는 좀처럼 흥행하기 어려웠다.


한국에서 성공할 수 없는 장르로 인식됐던 뮤지컬 장르에 최국희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가 출사표를 던졌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대중가요로 영화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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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내 세연(염정아 분)가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요구를 하면서 시작되며 남편 진봉(류승룡 분)은 아내가 자라왔던 곳을 함께 누비며 과거로 여행을 떠난다. 아내의 학창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이 과정에서 남편 진봉과의 첫 만남, 첫 데이트, 이별 위기, 결혼과 출산 등 두 부부의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다.


신중현 '미인', 이승철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최백호 '부산에 가면', 'ㅣ임병수 '아이스크림 사랑', 이문세 '조조할인', '알 수 없는 인생', '솔로예찬', 토이 '뜨거운 안녕', 이적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유행했던 노래들을 배우들이 직접 부르고 춤을 추며 선보인다.


이야기와 뮤지컬 구성을 따로 평가하자면 물과 기름처럼 잘 섞이지 않는다. 신선한 이야기도 아니며 아내의 시한부 설정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시한부 선고가 신파 코드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뮤지컬 형식과 구성이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정교하거나 감탄을 자아내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야기와 노래들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장면들과 메시지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 강점이다. 노래와 함께 캐릭터들의 감정 역시 극대화 돼 전달되는 것 역시 '인생은 아름다워'가 뮤지컬 영화로서 갖는 장점이다. 시대를 대표할 만한 가요들로 구성해 전 연령대가 각자의 추억을 소환하며 부담 없이 즐길 수있다.


'인생은 아름다워'가 새로운 이야기로 뮤지컬 영화를 만들었다면, 윤제균 감독의 '영웅'은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화를 국내 최초로 시도했다.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렸다.


뮤지컬 '영웅'은 2009년 초연 이후 10년 가까이 재연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 중 하나로 검증 받은 작품으로 흥행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초연부터 꾸준히 출연 중인 정성화가 주연을 맡은 것 역시 뮤지컬이 가지는 정서나 장점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관객들과 호흡하며 완성되는 뮤지컬을 제작비 200억 원을 들여 영화의 문법으로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업계에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두 작품의 도전이 흥행으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국내 영화계 다양성에 일조하고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것만으로도 도전을 높이 살 만 하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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