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증가에 따른 분양보증제도의 시장개방 딜레마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2.09.16 07:07  수정 2022.09.14 16:15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데일리안

국토교통부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가구로 전월보다 3374가구(12.1%) 늘어났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3만 가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0년 5월(3만3894건) 이후로 처음이다. 수도권보다는 지방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2021년 12월 1509가구에서 4529가구로 늘어났고, 지방은 1만6201가구에서 2만6755가구로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분양물량의 증가는 아파트분양보증시장의 부실화를 가져올 수 있다. 로또청약의 시대에는 아파트 분양보증을 하더라도 보증주체의 부실화는 우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미분양의 시대에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아파트분양보증제도의 시장개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왜냐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아파트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국토교통부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담·취급하는 주택분양보증 시장을 HUG가 독점함으로써 보증료가 상승했고, 이로 인해 아파트 분양가격이 상승했다는 논리이다. 분양보증 시장을 개방해 경쟁을 유도하면 분양보증 수수료가 낮아지고, 이는 분양가의 인하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과 권고안은 로또청약시대가 영원하면 설득력이 있다. 부동산시장은 항상 변화한다. 호황이 계속될 수는 없다. 부동산시장도 냉탕과 온탕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미분양사태가 양산되는 시대에도 경쟁체제로 가는 것이 정답일까? 의문이다. 결국 정부도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아파트분양보증제도를 경쟁체제로 변화시켜야 하는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첫째, 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하면 실제로 보증료가 낮아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주택분양보증 시장이 개방되면 보증료는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고객유치 경쟁이 존재하는 사업장에서만 가능하다. 신용도 높은 건설사가 추진하는 사업장에는 수요가 집중돼 보증료 절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건설사가 추진하는 사업장의 보증료는 오히려 상승하거나 보증 자체가 거절될 수도 있다. 예전에 한국보증보험과 대한보증보험의 경쟁체제도 실패한 대표적 사례이다. 결국 1998년 정부에서 공적자금을 투입해 서울보증보험으로 합병하며, 세금으로 부실화의 문제를 해결했다.


둘째, 아파트 분양보증은 사회보장보험의 성격이 강하다. 시행사·시공사의 부도로 인한 분양계약자의 재산권 피해를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그 가입을 의무화한 보증보험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아파트가 선분양을 통해 공급되는 우리나라 여건을 고려하면 국가는 주택이 완공될 때까지 분양계약자의 재산을 지켜주는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공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공공기관이다. 시장을 개방해 자유로운 경쟁을 허용하게 되면 공공성은 사익에 밀려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폐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선분양이 이루어지는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의 경우에 은행들에게 분양보증 업무를 허용했으나 신용도가 낮은 건설사는 보증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해 수많은 분양계약자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셋째, 시장개방을 하게 되면 분양가 낮추어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까의 문제이다. 과수요 상태의 신규 주택시장에서는 보증료 절감 혜택이 수요자인 분양계약자가 아니라 공급자의 사업이익으로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주택공급 가격을 낮추지 않더라도 수요자 확보에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증료 하락으로 인한 혜택을 수요자인 분양계약자가 누리기는 어렵다.


이처럼 아파트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은 증대되고 있어 과열경쟁의 우려, 대기업과 중소업체 간의 시장 양극화, 분양보증의 공적 역할 축소 등 분양보증 시장의 개방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따라서 분양보증 시장의 개방은 시행사·건설사의 입장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혜안을 기대해 본다.


ⓒ

글/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