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원전 가동 후 40년간 약 1만8000톤 쌓여
방폐물 처분장 조속확보·핵연료 반출시점 명시
유치지역 지원 강화, 컨트롤타워 설치 등 담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임시저장, 중간저장을 거쳐 영구처분된다. 임시저장 방법으로는 발전을 끝낸 방폐물을 원전 내부에 있는 수조에 담아 보관하는 방법(습식저장)과, 임시저장소에서 5년 정도 열을 식힌 방폐물을 꺼내 콘크리트와 금속용기에 보관하는 방법(건식저장)이 있다. 사진은 수조에 보관되고 있는 방폐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발전소 가동 이후 40여 년간 쌓여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처분을 위한 특별법이 추진된다. 법안 통과를 비롯해 처분장 부지 선정, 지자체·지역민과의 협의 등 실무 추진에 정치권과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을, 국민의힘)은 지난 31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을 대표발의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1978년 첫 원전 가동 이후 44년간 발생한 고준위 방폐물은 약 1만8000톤에 달한다.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24기 가동 원전 중 고준위 폐기물 포화율이 90% 이상인 곳은 무려 10기다. 관리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처분 비용이 급증하고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은 처분장 부지선정 절차·방식·일정을 비롯해 유치지역 지원 등을 담았다. 앞서 2005년 3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를 선정한 선례가 있었다.
특별법은 고준위 방폐물을 처분하기 위한 '중간처분시설'과 '최종처분시설' 모두 명시했다. 원전에서 보관 중인 고준위 방폐물은 영구처분하기 전 30~40년 간 냉각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중간저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방페물은 잔열과 방사선을 방출하는 만큼 중간저장시설은 국민 안전을 위해 중앙집중식으로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영구처분시설 목표 시기는 '조속히' 확보할 것으로만 규정했다. 구체적인 처분시설 건립 목표시점은 특별법에 따라 수립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서 다룰 예정이다. 앞서 작년 12월 수립된 '제2차 기본계획'에서는 부지선정 착수 후 37년내 처분시설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처분장 부지선정 절차는 주민투표 및 부지적합성 조사를 통해 이뤄지도록 해 제2차 기본계획 등과 일관성을 유지했다.
처분시설 부지의 경우 특정 지역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의원실은 "특별법은 특정지역을 사전에 예단하는 것이 아니며 원점에서 국민안전을 위해 필요한 관리정책의 일정과 절차, 방식을 담은 법안"이라며 "부지 확보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의원실은 처분시설 부지는 과학적 타당성, 절차적 정당성에 근거한 조사를 통해 약 13년에 걸쳐 확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추후 지자체의 신청에 따라 기본조사와 심층조사를 실시하고 주민투표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특별법이 명시한 부지확보 절차. ⓒ이인선 의원실
관리시설 부지로 선정된 유치지역에 대한 지원 방안도 담겼다. 원자력과 전기의 혜택은 전 국민이 누리지만, 관리시설 운영에 따른 부담은 특정 지역이 지는 구조이므로 지역지원은 필요하다는 취지다. 지역이 자율적으로 의료·교육·지역개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특별지원금과 반입수수료를 제공하고,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지역주민 우선 고용 등을 제시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전담기구로서 국무총리 소속의 일반 행정위원회 신설에 관한 사항도 포함했다. 제2차 기본계획 수립시 다른 의견들이 있었던 원전 내 한시적인 저장시설의 경우 지역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설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견수렴 방법으로 공청회와 함께 주민공고·공람, 설명회, 토론회 등을 명시했다.
아울러 원전 내 저장시설 설치지역을 책임 있게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하도록 했고, 새정부 에너지정책방향(2022년 7월)을 고려해 시설용량도 설계수명 기간 내 발생량 대신 운영허가 기간 중 예측 발생량으로 규정했다.
이인선 의원은 "특별법안 제정을 통해 지금 우리 곁에 현존하는 1만8000톤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현세대가 책임 있게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보수 정부, 진보 정부 가릴 것 없이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쳐 정책을 수립하고 유사한 취지의 법안이 발의돼있는 만큼 법안 통과를 위해 여·야가 합심해서 국민과 주민을 설득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차원의 입법공청회, 법안소위 논의 등을 통해 특별법안의 수용성을 높이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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