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뷰(59)] Z세대의 워너비…우정 "어제보다 더 괜찮은 내가 될 수 있도록"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2.08.22 14:38  수정 2022.08.22 14:38

파자마 브랜드 프레즈 기획 참여, 9월 론칭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크리에이터 우정의 브이로그를 보고 있자면, 슬그머니 미소를 머금게 된다. 우정은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며 혼자서 지내는 시간들을 솔직하고 씩씩하게 보여준다. 마치 고단한 하루 끝에서 구겨진 마음을 펴주게 만드는 유튜브계 '소확행'같다. 최근에는 남다른 패션 감각과 러블리함과 시크한 매력을 모두 가진 마스크로 워너비 인물로 급부상했다.


용산에 위치한 아이스크리에이티브 사무실에서 실제로 만난 우정은 긍정적인 에너지 하나로 자신을 밝게 비추는 재주를 지닌 사람이었다. 경찰, 가수, 화가 등 많은 다양한 꿈을 꿨던 우정이지만 단 한 번도 직장인의 삶을 상상해 보지 않았다.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던 스물 여섯살이 되던 해,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눈에 들어왔다.


"대학교 때는 음악을 했었고, 아이돌 연습생 생활도 짧게 해봤어요. 또 SP 브랜드 회사에서 일 해보기도 하고, 피팅모델도 했었죠.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어려서부터 제가 관심 받는 걸 좋아했거든요. 어느 정도 나를 뽐내고 보여줄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어서 크리에이터가 제격이다 싶었죠."


그는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와 뷰티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 계기는 대단하지 않다. 평소에도 자신의 일상이 재미있다고 느꼈을 뿐이고, 뷰티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저라는 사람과 제 일상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그걸 가감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영상을 찍어서 옆집 언니처럼 생각해 줬으면 좋겠더라고요. 뷰티나 패션 콘텐츠도 어려서부터 제가 관심이 많았던 분야라 만들어보기 시작했죠. 정형화되지 않은 것이 제 매력 같아요. 제가 뷰티 쪽으로 기술이 엄청 대단하다거나, 화장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색감을 조합하는 걸 좋아하고요. 그런 걸 영상으로 찍어서 정보 전달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저의 엉뚱한 색깔들을 같이 곁들이고는 해요. 구독자 분들이 그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흥이 많다는 우정은 댄스학원에 다니는 모습을 업로드 해 올린다. 잘 추지는 못하지만, 뚝딱거리며 누구보다 신나게 춤을 모습이 관전 포인트다. 요즘에는 구독자들로부터 '춤 실력이 늘었다'라는 원망(?)을 듣기도 한다.


"보통 못생기게 나오거나, 의도하지 않은 모습이 나오면 영상을 편집해도 되는데 저는 망가지는 제 모습이 두렵지 않아요. 춤도 저는 잘 추지 못하지만 재미있어요. 그걸 즐기는 제 모습 구독자들도 좋아해 주는 것 같고요. 그래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제 모습을 그대로 넣죠."


작년에는 아이스크리에이티브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고 전속계약을 맺었다. 혼자서 콘텐츠 기획과 촬영, 편집 등을 모두 관리하며 벅차기도 했던 우정은, 소속사를 만나면서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밝혔다.


"저는 제 자신을 매니징하는 걸 잘 못해요. 혼자서 채널을 운영하다 보니 많은 걸 관리해야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브랜드 컨택이나 스스로 경쟁력을 위해 헤쳐나가는 게 힘들었는데 현재 회사를 만나고 난 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걸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그래서 만족하고 있어요."


지난 7월에는 93만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 민새롬의 제안을 받아 컬래버레이션 영상을 찍기도 했다. 트렌디하면서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우정을 눈여겨 본 민새롬이 우정에게 먼저 제안을 건넸다.


"정식 컬래버레이션은 처음이었어요. 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채널에서 안 좋은 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롬앤이랑 브랜드도 좋아해 설레는 마음으로 도전했어요. 막상 새롬님 채널에 나가보니 댓글이나 반응들이 꽤 좋더라고요. 더 이상 남의 채널에 나가는 걸 괜히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다짐했죠. 생각하는 영역을 넓혀준 것 같아요."


현재 우정은 아이스크리에이티브와 함께 프레즈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다. 프레즈는 평소 우정의 스타일을 살린 파자마 브랜드로, 그는 패션 디자인부터, 원단, 콘셉트, 모델 등에 모두 참여 중이다.


"파자마를 집에서 입는 사람들이 많이 없잖아요. 저도 집에서는 목 늘어난 티셔츠나 보풀이 일어난 바지들을 대충 입고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자신한테 쓰는 물건들을 좋고 예쁜 걸로 들이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행복해진다고 하더라고요. 맨날 쓰는 물건은 신경 쓰지 않았는데 나이를 먹고는 조금 더 나를 대접해 주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파자마를 좋아하게 됐죠. 이 기분을 더 많은 분들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우정은 '언니를 보면 행복해진다'라는 말을 들을 때면 크리에이터가 된 보람을 느낀다. 자신의 영상이 기분 좋은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자신도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구독자 숫자에 연연하고 싶지는 않고요. 재미있는 일을 찾아내서 즐기면서 살려고요. 원래 계획 같은 걸 잘 못 세워요. 계획대로 되지도 않고요.(웃음) 구독자들에게 옆집 언니처럼 유쾌하고 다정하고 기대고 싶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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