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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장애인 현실 토론하고, 팽나무 조명…‘우영우’가 보여준 ‘영향력’


입력 2022.08.19 12:43 수정 2022.08.19 12:4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장애인 인식 개선은 물론, 여성·어린이·동물 등 다양한 소수자 조명

어쩔 수 없는 '판타지' 한계로 지적받기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흥행이 장애인의 현실은 물론, 드라마 속 소재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끌어내면서 드라마의 순기능을 보여줬다. 물론 장애인의 현실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적받기도 했으나, 장애인을 비롯한 여러 소수자들의 현실을 섬세하게 담으려 한 제작진의 노력과 이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냈다는 점만큼은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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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특성 섬세한 반영…장애인 인식 개선 기여 호평

지난 18일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종영했다. 우영우(박은빈 분)는 한바다의 정규직이 되고, 이준호(강태오 분)와의 재결합에도 성공하면서 해피엔딩을 맞았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뿌듯함’이라는 것을 직접 깨달으며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0.9%의 낮은 시청률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입소문을 바탕으로 시청률이 수직 상승, 7회 만에 10%를 돌파해 방송 내내 15%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넷플릭스에서는 비영어TV 드라마 부문 1위를 기록하고, 다수의 국가에서 톱10에 오르는 등 해외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까지 얻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졌지만, 남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영우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여기에 부족한 부분은 동료,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과정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자폐 스펙트럼의 특성을 디테일하게 파악해 작품에 녹여낸 제작진들의 노력과 섬세한 연기로 이를 완벽하게 표현해낸 박은빈의 열연이 어우러져 끌어낸 호평이었다.


이 과정에서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편견을 한 겹 걷어낼 수 있었다는 것도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성과였다. 이 드라마를 본 자폐인이 직접 드라마 후기를 게재하는가 하면, 그 가족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물론 이 드라마가 이들의 현실을 완벽하게 담은 것은 아니지만, 자폐인들이 직접 나서 자신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준 셈이다.


여성, 어린이 등 다양한 소수자 조명…성과 있지만 한계도 지적

영우가 변호사로 활약을 하면서 만나는 사건들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담아냈다는 점도 기존의 장애인 드라마와는 달랐다. 장애인 이야기는 물론, 장애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 성차별 문제, 동물권과 어린이 인권 등 다양한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며 메시지를 확대했다.


드라마 내에서 긴 시간 마을을 지켜온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위기로부터 마을을 지켜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등장하자, 실제 나무의 가치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방송 직후 문화재청은 실제 나무인 창원 북부리 팽나무(보호수)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었다.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들이 주목받고, 나아가 관련 논의들이 이어지면서 드라마의 사회적 영향력을 다시금 실감케 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판타지’라며 그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이들이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은 현실에서는 이뤄지기 힘든 일이며, 이에 실제 자폐인들의 가족이 이 드라마를 보며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


영우를 향한 시청자들의 지지하면서 현실 속 장애인들을 향한 편견의 시선은 여전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앞서 전장연이 SNS에 ‘다른 반응’이라는 제목의 만평을 올리면서 “드라마를 끄고 현실로 돌아와 출근길에서 장애인이 ‘지하철 타기 선전전’을 하면 드라마를 보던 사람들의 마음들은 온데간데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어쩔 수 없이 반영하지 못하거나, 지워낸 장애인들의 현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장애인도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물론, 장애인들의 현실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끌어내면서 일부 시청자들의 인식을 한 뼘 더 성장시켰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긍정적인 효과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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