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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바꾼 가요계③] 소녀주의보 “사실상 수익 0원…코로나가 앗아간 무대”


입력 2022.08.19 07:49 수정 2022.08.19 07:4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코로나19로 해체 위기...지성·슬비·구슬 잔류로 팀 유지

"활동 중단으로 몰려 온 우울감...아이돌 그만 둘 생각까지"

코로나19는 가요계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특히 한창 활발하게 활동해야할 신인 그룹들 중에서는 제대로 무대에 한 번 오르지 못하고 해체까지 내몰린 이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스펙트럼, 루나솔라, 블링블링 등 다수의 아이돌 그룹들이 사라졌고 2017년 5월 데뷔해 ‘복지돌’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그룹 소녀주의보 역시 소속사의 전속계약해지 결정을 받아들여야 했다.


ⓒ뿌리엔터테인먼트 ⓒ뿌리엔터테인먼트

소녀주의보의 소속사 뿌리엔터테인먼트 김태현 대표는 “너무 힘들었다”며 “말 못할 사정들이 너무 많았고, 울타리가 없어질 멤버들 걱정에 자책도 많이 했다. 하지만 멤버들과 부모님들께서 오히려 제 걱정을 해주셔서 모두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엔 아무래도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사라졌고, 자연스럽게 공연 스케줄도 사라졌어요.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니까 기한 없는 기다림에 불안함이 컸죠. 관객들과 현장에서 에너지를 주고받는 일을 계속 하다가 갑자기 집에만 있다 보니 에너지가 생기지 않아서 우울함이 몰려오기도 했고요.” (지성)


“기존에는 행사도 많이 갔었고 촬영 스케줄도 많았는데 코로나19 이후로는 행사를 아예 못 갔어요. 나이는 점점 들어가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있으니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보이더라고요. ‘빨리 다른 일을 찾아야 하나’ ‘그만 해야 하나’까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비)


“각종 공연과 봉사활동, 행사 등에 주로 참여했고 사실상 데뷔 이후 음악방송 출연은 딱 2번이었어요. 코로나19 이후엔 많진 않았지만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완전히 사라지고, 모든 활동이 중단되다 보니 미래가 불확실해졌어요. 16살 때부터 해오던 활동을 못하니까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구슬)


그룹 활동이 어렵다는 소속사의 결정 이후 샛별은 다른 기획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새로운 걸그룹 데뷔를 준비하게 됐다. 그런데 3명의 멤버들인 지성과 슬비, 구슬은 소속사 잔류 의사를 밝혔고, 소녀주의보라는 이름을 계속 지키며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이돌을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멤버들이었는데, 상황 때문에 다른 회사에 가서 더 큰 무대에 서고 성공을 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는 일이 될 것 같아서 회사에 남는 선택을 했어요.”(지성)


“너무 힘들었죠.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는 거였는데,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팀이 해체되는 것도 그렇지만, 가족 같은 사람들과 흩어져야 한다는 게 더 싫었던 것 같아요. 이 사람들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조금 두려웠다고 할까요.” (슬비)


ⓒ뿌리엔터테인먼트 ⓒ뿌리엔터테인먼트

하지만 한 차례 재계약을 맺은 이후로도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고, 남은 멤버들의 수익은 사실상 ‘0원’에 가까웠다. 코로나 시기 동안 소녀주의보로서 새 앨범 소식은 물론, 유튜브 활동도 멈춘 상태다.


“사실 요즘 가장 큰 고민거리이기도 해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플랜B를 세우고 꿈과 수익원을 나누자니 둘 다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수 있을 거 같고 그렇다고 꿈을 포기하자니 아직 너무 어린 나이이고 수익을 포기하자니 기약 없는 기다림이 길어질까 두렵거든요.” (지성)


“불안함은 말할 수 없죠. 나이는 점점 차는데 벌이는 하나도 없이 꿈만 꾸고 있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느껴졌으니까요.” (슬비) “저 역시 어릴 땐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불안함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조금씩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더라고요.” (구슬)


김 대표는 “그래도 우린 아직 버티면서 함께 하고 있다”면서 소녀주의보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모두 해체하고 흩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지만, 서로가 의지하며 이겨내고 진취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면서 “코로나19 위기는 모두를 강하게 만들고 성장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너무 긴 공백기가 있었고, 그 리스크로 인해 재정상의 타격이 커서 다시 시작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아이돌로서의 활동은 기약이 없고, 현재는 각각의 개별 활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멤버들도 김 대표의 지원 아래 새로운 꿈을 꿀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깊이 있는 배우가 되는 거예요. 소녀주의보로서도 할 수 있는데 까지 열심히 하고 연기적으로도 스펙트럼을 넓혀서 영화배우로 인사드리고 싶어요”(지성) “앞으로는 팀이 아닌 개인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슬비) “안무가 구슬로서 여러 아티스트와 함께 안무 작업을 하고 싶어요”(구슬)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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