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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변화 앞둔 위기의 방송사 간판 예능들…‘정체성 찾기’ 관건


입력 2022.08.11 15:25 수정 2022.08.11 15:2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놀면 뭐하니?’·‘유 퀴즈’ 잠시 휴식기 가지며 재정비 예고

‘놀면 뭐하니?’, ‘유 퀴즈 온 더 블럭’, ‘런닝맨’ 등 각 방송사의 간판 예능들이 ‘변화’를 앞두고 있다. 방송 기간이 길어지며 시청자들의 실망감을 유발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지만, 터닝 포인트의 기회를 앞둔 이 방송들이 다시금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 6일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WSG워너비가 피날레 무대를 선보이며 4개월 여정 마침표를 찍었다. 긴 시간 걸쳐 진행된 대형 프로젝트를 끝낸 이 프로그램은 재정비 및 멤버 충원을 위해 3주간의 휴식을 가진 뒤 오는 9월 3일 새 프로젝트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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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놀면 뭐하니?’의 휴식을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놀면 뭐하니?’를 이끌던 김태호 PD가 퇴사하고 박창훈 PD가 그 바통을 이어받은 가운데, 부캐(부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도전을 이어오던 초반 콘셉트가 사라지면서 ‘뭘 하는 프로그램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재정비를 통해 다시금 프로그램의 색깔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유재석 1인 MC 체제에서 정준하, 하하, 신봉선, 미주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집단 버라이어티로 방향을 틀었지만, 오히려 프로그램의 색깔은 모호해지고 신선함은 줄었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불만이다.


WSG워너비 결성을 통해 발매한 음원이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MSG워너비 프로젝트 당시 9~10%를 오가던 시청률은 최근 5%대로 뚝 떨어졌다. 무엇보다 해당 프로젝트가 김 PD 연출 당시 흥했던 MSG워너비의 여성 버전이라는 점에서 유재석 1인 체제와 지금 체재의 차이점을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결국 ‘놀면 뭐하니?’는 다시금 재미를 찾는 것은 물론, 이 프로그램이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출연자들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활약을 이어 나갈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tvN에서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휴식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20일부터 방송을 멈춘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오는 10월 5일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다. CJ ENM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이례적인 상황 속 뜨거운 사랑 덕분에 2020년 3월부터 쉼 없이 방송을 이어왔다. 모처럼 주어진 방학기간 동안 재정비 하겠다”고 휴식기에 대해 설명했었다.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담아내던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코로나19 이후 이 콘셉트를 변경해야 했다. 야외에서 불특정 다수를 만나는 것이 어려워지자 게스트를 초대해 스튜디오에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것. 다만 이 과정에서 특정 직업군 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초대되기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도 점차 약해지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취임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출연해 논란을 빚는가 하면 일부 정치인들의 출연은 거절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편파 섭외’ 논란을 겪으며 프로그램이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프로그램 초기 우연히 만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공감대와 의외의 재미가 핵심이던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재정비 이후 이 진정성을 다시금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PD 교체를 통한 변화를 앞둔 SBS ‘런닝맨’이 받은 숙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로 방송 12주년을 앞둔 ‘런닝맨’이지만 최근에는 벌칙을 가하는 모습이 가학적이고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지적을 받는가 하면, 공격과 비난을 통해 웃음을 끌어내는 방식이 불편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긴 시간 함께하며 쌓인 출연자들의 케미스트리를 보는 것이 ‘런닝맨’의 또 다른 재미였지만, 그들의 장난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시청자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2020년부터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최보필 PD가 하차하고, 최형인 PD가 새롭게 프로그램을 맡게 된 시점에서 시청자들은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버라이어티의 면모를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앞선 프로그램들은 수년 이상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면서 각 방송사의 간판 예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물론 긴 시간 처음의 기획의도를 지키면서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대다수의 장수 예능들이 초반 이후 정체성을 잃고,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천천히 멀어지다가 종영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수 예능의 전철을 따르는 것이 아닌 터닝 포인트의 기회를 앞둔 이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이 내준 과제를 해결하고 반등의 기회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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